여가부 장관, '여가부 폐지 명확'... 무엇이 바뀌나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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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이날 여성가족부는 조직 개편을 위한 전략추진단을 가동했다

"여가부 폐지는 명확하다." 김현숙 여성가족부(여가부) 장관이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주요 대선 공약이었던 '여가부 폐지' 공약 이행 의지를 재차 강조한 것이다.

김 장관은 16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개최한 첫 기자간담회에서 "정책 환경이 변화했고 여가부의 한계를 고려할 때 폐지는 명확하다"며 "기능과 역할을 어떻게 새롭게 수행할지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여가부가 하고 있는 기능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고, 기능과 역할을 어떻게 새롭게 수행할지 모색해서 국민께 필요한 방향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가부는 이날 조직 개편을 위한 부처 내 태스크포스(TF) 격인 전략추진단을 가동했다. 인원 구성은 국장급을 단장으로 5명 규모다.

윤 정부, '여가부 폐지' 의지 재확인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주요 대선 공약으로 여가부 폐지를 내세우면서 논의는 급물살을 탔다.

지난해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 대권주자로서 청년정책 공약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여가부가 양성평등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남성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홍보 등으로 국민에게 실망감을 안겨줬다"며 "양성평등가족부로 개편하고 업무 및 예산을 재조정하겠다"고 밝혔다.

대선 후보로 선거 유세하던 지난 1월 7일에는 페이스북에 부연 설명 없이 '여성가족부 폐지' 딱 일곱 글자를 적어 올려 인터넷상에서 많은 호응을 얻었다.

여당 고위 인사들도 여가부 폐지에 힘을 싣고 있다.

여가부 폐지를 골자로 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권성동 원내대표는 16일 김 장관을 만나 "여가부가 그동안 성과는 별로 없고 예산만 축내는 부처 아닌가 비판을 받았다"고 강도 높은 발언을 했다.

그러면서 "(여가부가) 680여 개의 시민사회 여성단체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이, 과연 예산을 지원하는 것이 공정하느냐에 대해 2030세대들의 의문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실제 여가부로부터 보조금을 지원받는 여성단체 수는 60여 개로, 이후 발언 자료가 수정됐다.

여성가족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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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은 여성가족부의 일부 업무를 보건복지부로 이관했다

바람직한 개편 방안은?

새 정부에서 '여가부 폐지'를 재차 강조한 이상 여가부 조직 변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하지만 어떤 식으로 개편할지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 없다.

여가부는 여성뿐만 아니라 청소년, 가족, 성폭력 피해자 등도 성별과 무관하게 지원하고 있다. 여가부를 없애고 새로운 부서를 만들거나 아예 다른 부처로 기능을 이관하는 등 여러 방안이 제기되고 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BBC에 "그동안 여가부가 별다른 실효성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생각한다"며 "정책 실효성을 높이고 양성평등을 신경 쓰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여가부 관련) 윤석열 정부의 방향성은 아직 잘 모르겠다"며 "어쨌든 여성 관련 부서나 조직을 다 없애기는 어려울 거라 보고, 또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여가부 폐지로 인해 발생하는 업무 공백과 '성평등 콘트롤타워'의 부재를 우려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서혜진 한국여성변호사회 인권이사(더라이트하우스 법률사무소 대표)는 "잘살고 있는 사람들은 여가부로부터 혜택을 받을 일이 없고, 그래서 (여가부가 폐지돼도) 아무 상관 없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하지만 (폐지 시) 한부모 가정, 성폭력 피해자 등 사회적 취약 계층이 직격타를 입게 된다"고 반박했다.

이어 "(여가부 업무를) 다른 부처에서 가져갔을 때 성인지적 관점에서 정책을 바라볼 수 있는 역량이라든지 업무 숙련도 등 전문성이 충분할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논란의 역사

2001년 설립된 여가부는 여러 번 논란의 중심에 섰다.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은 여가부의 가족·보육 업무를 보건복지부로 이관하면서 부서 명칭도 각각 여가부, 보건복지가족부로 변경했다. 하지만 복지부 직원들의 업무 과중 문제 등이 제기되자 2년 만에 업무를 다시 원상 복귀했다.

여가부는 2019년 배포한 '초·중·고 성평등 교수학습 지도안 사례집'에서 '김치녀'를 대표적 혐오표현으로 언급하면서도 '김치남'은 혐오표현이 아니라고 적어 논란을 일으켰다. 특히 2020년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폭력 사건이 불거졌을 때 대응 시기와 강도가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서 변호사는 "재개편을 통해 (조직이) 더 나아질 거라는 기대도 있다"며 "폐지 논쟁이 반복되지 않도록 부처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너무 분산돼있거나 집중된 업무 분장을 효율적으로 재배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