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세계기상기구, 극단적 이상기후가 이제 '새 표준'

폭염으로 인한 산불과 홍수 등의 재해가 더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사진 출처, Luis Sinco

    • 기자, 맷 맥그래스
    • 기자, BBC 환경기자

세계기상기구(WMO)가 강력한 폭염과 파괴적인 홍수 등 극단적인 기상 현상이 이제 '뉴노멀(new normal·새로운 표준)'이라고 경고했다.

31일(현지 시각) 영국 글래스고에서 개막한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 개막일에 맞춰 '2021 기후 상태보고서'를 낸 WMO는 "우리의 눈앞에서 변화하고 있는 세상"이라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2년 이래 지난 20년간 평균 온도는 산업화 이전 대비 처음으로 섭씨 1도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2021년 지구 해수면은 최고치로 상승했다.

그리란드의 녹고 있는 빙하

사진 출처, Mario Tama

사진 설명, 그리란드의 녹고 있는 빙하

보고서에는 지구 온도, 극단적 이상기후, 해수면 상승, 해양상태 등 기후지표 전반이 망라돼 있다.

또한, 2015년부터 올해까지 최근 7년간 지구 온도는 사상 최고치로 치솟을 것으로 전망된다. 온실가스가 이 기간 최대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스코틀랜드 국경의 하윅에 범람한 하천

사진 출처, Peter Summers

사진 설명, 스코틀랜드 국경의 하윅에 범람한 하천

보고서는 이 같은 온도 상승이 전 지구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우리가 사는 지구를 "미지의 영역"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봤다.

페테리 탈라스 WMO 사무총장은 "극단적 이상기후는 이제 '뉴노멀'이 됐다"며 "이 중 일부는 인간이 일으킨 기후변화 때문이라는 과학적 증거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더불어 올해 전 세계에서 일어난 극단적인 사건들을 대표적인 사례로 열거했다.

  • 그린란드 빙상의 정점에 사상 처음으로 눈이 아닌 비가 내렸다.
  • 캐나다와 미국의 인접 지역 폭염으로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의 한 마을의 기온이 거의 50도까지 올라갔다.
  • 미국 남서부 지역의 폭염 기간 중 캘리포니아의 데스 밸리는 54.5도까지 치솟았다.
  • 중국의 한 지역에서는 수개월 치에 해당하는 비가 단 몇 시간 만에 내렸다.
  • 유럽 일부 지역에서는 심각한 홍수가 발생하여 수십 명의 사상자가 나오고, 수많은 경제적 손실을 초래했다.
  • 남아메리카 아열대 지역에서는 2년 연속 가뭄이 발생하면서 강 유역의 유량이 감소했으며 농업, 교통, 에너지 생산에 타격을 입었다.

보고서는 지구 온도 상승과 더불어 전 세계 해수면 상승도 심각한 우려 사항으로 꼽았다.

해수면은 1990년대 초반 정밀한 위성 기반 시스템으로 측정하기 시작한 이래 1993년부터 2002년까지 매년 2.1㎜ 상승했다.

태국에서 홍수로 물이 범람한 음식점에서 서빙 중인 여성

사진 출처, SOPA Images

사진 설명, 태국에서 홍수로 물이 범람한 음식점에서 서빙 중인 여성

그러나 2013년부터 2021년까지 상승 폭은 과거 10년간 수치의 두 배에 해당하는 4.4㎜로 뛰어올랐다.

조너선 봄버 브리스톨빙하학센터장은 "현재 해수면 상승 속도는 지난 2000년 동안 그 어느 때보다도 빨라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 추세로 계속 간다면 2100년에는 해수면이 2m 이상 상승, 전 세계 6억3000만 인구가 터전을 잃을 가능성이 있다. 그 결과는 상상조차 할 수 없다."

기온 면에서 2021년은 역사상 6번째나, 7번째로 따뜻한 해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동태평양 적도 지역 해수면 온도가 평소보다 낮은 채로 계속 유지되는 걸 말하는데, 올해 초 이런 라니냐 현상에 지구가 영향을 받았다.

그린란드 연안에서 녹는 얼음과 빙산

사진 출처, Mario Tama

사진 설명, 그린란드 연안에서 녹는 얼음과 빙산

지난 20년간 평균 온도도 1도씨가 높아졌다.

연구에 참여한 스티븐 벨처 영국기상청 수석과학자는 "지난 20년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1도씨 넘게 올랐다는 사실은 6년 전 파리기후협정에서 합의된 지구 온도 제한폭을 지키고자 하는 COP26의 각국 대표단이 주목하게 될 부분"이라고 말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번 분석에 대해 "우리 눈앞에서 지구가 변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바다 깊은 곳부터 산 정상까지, 빙하가 녹는 것부터 끊임없는 극한 기후 현상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생태계와 지역사회가 황폐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COP26은 사람과 지구를 위해 전환점이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