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엄마는 영웅이었다’: 보호받지 못하고 죽어가는 인도네시아 보건 노동자들

인도네시아의 보건 노동자들은 정부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싸우는 데 필요한 보호장비 제공을 요구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내 코로나19 사망자 수의 12%가 의사들이다. 사망한 간호사들의 수는 집계도 되지 않고 있다.
노비타 푸르완티는 인도네시아 반둥 웨스트 자바에 있는 공중보건센터에서 간호사로 일한다. 그는 최근 동료 간호사들과 돈을 모아서 우비와 의료용 고글 2개를 장만했다.
그는 "소독을 해서 우비를 재사용하고 있다"며 "보건 기구에서 방호 장비를 보내주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비타는 또 "N95 보건 마스크는 살 수가 없다"며 "너무 비싸고 찾기도 힘들다"고도 했다.
그는 세계 최대의 군도 국가, 인도네시아가 코로나19와 벌이는 전투의 최전선에 서 있다.
10살과 2살 자녀를 둔 그는 요즘 일에 대한 걱정이 크다.
그는 "바이러스에 감염된지 아닌지도 확실히 알 수 없는 환자들과 매일 접촉한다"며 "스트레스로 잠을 못 잘 지경"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의 국립과 사립 병원에서도 사정은 비슷하다. 보호 장비가 극도로 부족해서, 의사들이 사비로 사거나 방수복과 고글을 임시방편으로 사용하고 있다.
페르샤바탄 국립병원에서 일하는 의사 에르반 수리아는 "마스크도 직접 구매해야 했다"며 "우리가 사랑하는 조국을 지킬 수 있도록 정부가 최소한 보호장비는 지급해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런던 주재 전염병 수리 모델링 센터는 인도네시아 내 코로나19 감염자의 2% 정도만 보고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진 출처, Novita Purwanti
인도네시아는 코로나19 검사 수 자체가 부족하다. 이로 인해 실제 감염자와 사망자 수는 아시아에서 인도네시아가 중국 다음으로 많을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아니스 바스웨단 자카르타 주지사는 사망자들이 양성으로 확인되지 않았더라도, 비닐에 싸서 매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망자 중에는 검사를 받지 못한 이들도 있고, 검사를 받았지만 결과를 통보받지 못한 경우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아과 협회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에서는 늘어나는 사망자 중에 어린이들도 있다고 한다. 이 협회 회장인 아만 풀룽간 박사는 "정확한 추적 검사를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적어도 4명의 어린이들이 (코로나19로)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사망자 중 가장 어린 아이는 3살이었어요."

군도의 비애
인도네시아의 국가 규모와 각 지역이 서로 떨어져 있는 점 때문에 다른 국가들이 직면한 것과는 상황이 좀 다르다. 인도네시아는 1만7000여 개 섬으로 이뤄진 국가다. 코로나19 이전에도 외딴 지역은 보건 시스템이 열악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인구 1000명당 병상이 1개뿐이다. 중국의 4분의 1, 대한민국의 11분의 1이다.
WHO는 2017년 인도네시아의 의사 비율을 인구 1만 명당 4명으로 파악했다. 이탈리아는 이보다 10배 많고, 대한민국은 6배 많다.
분권화된 정부 시스템과 혼란스러운 관료제로 단일 보건 지침이나 정책을 마련하는 것도 어렵다.
더불어 보건분야 지출 역시 해당 지역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불과 5주 전 인도네시아 관료들은 감염이 감지되지 않은 채 확산되고 있다는 주장을 맹렬하게 부인했다. 심지어 중국 우한에서 발리로 오는 직항편 중단에도 미적거렸다.
테라완 아구스 푸트란토 보건장관은 감염 상황을 포착하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은 "모욕적"이라며 인도네시아는 "기도 덕분에" 아직 단 한 건의 감염 사례도 보고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열대 기구 덕분에 감염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을 펴는 관료들도 있었다.
그런데 몇 주 후,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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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우리는 대중을 공포에 떨게 하고 싶지 않았고, 사회에 불안을 일으키고 싶지 않았다"며, 정부가 바이러스 확산에 관한 정보를 걸러냈다는 것을 인정했다.
이제 국경을 폐쇄한 그들은 그동안 많은 이들이 요구해왔던 봉쇄 조치를 위해 지방 정부도 나서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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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의 위협
특히 자카르타 봉쇄 조치에 대한 요구가 높다. 이슬람교가 주를 이루는 인도네시아에서 단식월이 끝나는 5월 말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서다.
현재 인도네시아 내 팬데믹의 진원지는 자카르타다. 그런데 최근 몇 주간 수천 명이 자카르타에서 고향이 있는 다른 지역으로 옮겨가면서 국가 전체적으로 감염 위험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TV 연설을 통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보다 확고하게 시행될 것이라면서 이러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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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우리는 경제 활동을 지속하기를 원한다"며 "하지만 모두가 현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사회적 및 물리적 거리두기를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인구 밀도가 높은 곳에 살거나 혈연에 기반해 촌락을 이뤄 살고 있기 때문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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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수도에서는 약 2주간 학교와 유흥가가 문을 닫았다. 평상시 같았으면 인파로 붐비던 쇼핑몰에는 인적이 끊겼고, 도로도 평소보다 한적해졌다.
그러나 대다수의 사람들이 집에서 일할 수 없는 처지라, 대중교통은 여전히 붐비고 있다.
대처 불가능한 외진 곳의 의료 시스템
가장 외진 곳인 파푸아는 보건 의료 시스템이 가장 취약한 곳으로 꼽힌다. 이곳은 이미 비거주자가 들어오는 것을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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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푸아 코로나19 대책 책임자인 실와너스 수물레는 "데이터만 봐도 분명히 알 수 있다"며 "우리는 팬데믹에 맞설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했다.
그는 파푸아에 있는 병상의 70%가 이미 환자들로 들어차 있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또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이 생기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우리 지역 주민들을 치료하는 것도 이미 어려운 일이 되었습니다."
파푸아에 있는 격리실 202곳 중 오지 2곳만이 WHO의 기준을 충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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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최전선에 서 있는 사람들을 보호하는 것이 현재 가장 절실한 조치라고 말한다.
인도네시아 의사협회 코로나19 대응팀을 이끌고 있는 주바이리 드조르반은 "우리가 보호하지 않으면 의사와 간호사들이 죽게 될 것이고,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는 사람들 다수가 사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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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세의 간호사 니누크는 인도네시아가 첫 코로나19 감염자 발생을 발표하기 직전, 남편에게 자신의 감염 사실을 알렸다.
그는 남편 아룰에게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며 "내가 살 수 있을까?"라고 물었다고 한다.
아룰은 "그에게 '침착하라, 모든 건 신의 손에 달렸다'고 말했다"며 "할 수 있는 건 오직 위로뿐이었다"고 했다.
니누크는 지난 3월 12일 병상에서 외롭게 세상을 떠났다.
아룰은 아내가 자카르타 중심부에 있는 국영 병원에서 코로나19 보호 장비를 착용하지 않고 일을 했다고 말했다. 아내가 12년 동안 근무했던 곳이다.
그의 아내는 세상을 떠나며 "사랑하는 사람들을 돌보다가 간다"고 말했다고 한다.
아룰은 "아이들에게 '엄마는 영웅이었다. 엄마를 자랑스러워 해야 한다'는 말을 해줬다"라고 했다.
BBC 인도네시아에서 출고된 기사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