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관계: 하노이 회담 결렬 후 치열한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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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서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 대한 재건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북미 간 치열한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북한의 의도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압박을 지속할 뜻을 밝혔고 북한 역시 이에 팽팽하게 맞서는 듯한 모양새다.

북한 서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복구 움직임과 관련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실망했다고 밝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미 국무부 역시 핵미사일 실험 중단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대북 압박 전략을 유지할 뜻을 강조했다.

미사일이 아닌 우주 발사체라고 할지라도 명백한 약속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미국은 북한과 건설적인 대화를 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 노동신문은 외부 의존심을 버려야 한다며 자력갱생을 주문하고 나섰다.

민족자존은 생명이며 강국 건설의 근본 초석이라는 주장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일각에서는 북한이 고립적 노선을 택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빈손으로 돌아가면서 체면을 구긴 김정은 위원장이 '협상판'을 흔들기 위해 고강도 대미 압박에 나설 수 있다는 해석이다.

대미 압박

국립외교원 김현욱 교수는 "북한이 할 수 있는 비핵화 조치보다 더 많은 것을 미국이 요구하니까 결국 지금 단계에서 북한이 제재를 계속해서 무릎 쓰고 자력갱생 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을 볼 수 있다"며 이어 "비핵화보다는 핵과 ICBM을 계속 개발하는 쪽으로 노선을 틀었다면 결국은 자력갱생으로 계속 견디는 쪽으로 가지 않을까 싶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이어 미국은 제재를 지속할 경우 결국 북한이 미국 측 요구를 수용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하지만 북한 내부에선 현재 대화파 숙청 조짐이 보이는 등 회담 실패에 따른 파장이 만만치 않다고 덧붙였다.

반면 외교부 차관을 지낸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장은 하노이 회담 결렬로 북한의 협상 환경이 어려워졌다고 평가했다.

김성한 원장은 "북한이 하노이에서 사실상 참담한 외교적 실패를 맛봤다. 왜냐하면 사실상 영변 폐기와 대북제재의 실질적 해제를 맞바꾸려고 하다가 결국 협상이 깨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북한은 그 노선을 바꿀 생각이 없는데 그 상황을 미국이 간파를 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 때문에 회담 이전에는 완전한 비핵화와 완전한 핵무장 사이의 중간 지점에서 타협할 수 있는 여지가 있었지만, 이제는 부분적 비핵화 전략이 사실상 무력화에 이르렀다고 김 원장은 지적했다.

아울러 "미국 입장에서 깨달은 중요한 교훈은 협상을 여러 번 하는 것보다 역시 제재, 압박을 견고하게 유지하면서 북한이 협상의 필요성을 정말 느낄 때 완전한 비핵화에 다가가기 위해 진심 어린 협상을 할 준비가 돼 있을 때 응하는 게 좋겠다, 라는 잠정적 결론에 이른 것 같다"며 "현상 전환을 적극적으로 시도하기 힘든 일종의 소강국면이 상당히 긴장감을 동반한 채 지속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북한 최서단인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위치한 서해 로켓발사장

사진 출처, AFP

사진 설명, 북한 최서단인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위치한 서해 로켓발사장

한편 한국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북미 간 양국이 지난해 6.12 싱가포르 회담에서 비핵화를 어떻게 달성할 지에 대해 합의하지는 않았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재건 움직임으로 신뢰성에 의문을 가질 수는 있겠지만 합의를 파기한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조 박사는 "문제는 양측 간에 주고받기 식의 합의가 없는 상태가 장기화 함으로써 불신 구조가 깊어지는 게 문제"라며 "하노이에서 북한이 원했던 합의를 미국이 안해줬다. 그러니까 북한 입장에서는 협상의 레버리지를 확보하기 위해 핵 활동을 계속 하는게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여기서 고강도의 핵실험이나 미사일 도발을 하게 되면 판은 깨진다. 그것은 북한이 원하는 게 아니다. 그러니까 결국 지금 움직임들은 협상 과정의 일부분이라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움직임이 협상을 국면을 전면적으로 파기하거나 큰 규모의 고강도 도발을 하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는 해석이다.

조 박사는 다만 협상은 결국 흥정이라며 북한이 새로운 합의안을 내놓을 경우 합의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북한이 영변을 포함한 전체 핵물질 생산 시설을 모두 내놓을 경우 미국의 대북제재 일부 해제 그리고 한국 정부가 제안한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재개 정도는 묶음 협상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대북제재로 인해 피해가 누적되는 것은 북한이기 때문에 시간 싸움에서 불리한 것은 김정은 위원장이다. 그러니까 적당한 명분만 만들어지면 충분히 협상에 나올 것이다. 여기서 바로 한국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양측이 먼저 손을 내밀기 어려운 상황이니까."

이와 관련해 한국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8일 유엔 재제의 틀 안에서 개성공단 재가동을 검토하고 미국과도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미국 국무부 고위당국자는 현지시간 7일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에 대한 제재 면제를 검토하지 않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