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 누가 주도하는가...4가지 시나리오

    • 기자, 버지니아 해리슨
    • 기자, BBC News

오는 12일 세계의 관심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만남에 집중될 것이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수개월 간의 외교작업과 몇 번의 반전이 있었다. 북미회담 성사 뒤에는 네 명의 지도자가 있다.

그러나 과연 정말 누가 이 정치적 행사를 주도하고 있는지 네 가지 시나리오로 풀어봤다.

김정은: 조종자 (Master puppeteer)

김 위원장의 아버지 또 할아버지도 이루지 못했던 일을 그가 눈앞에 두고 있다. 바로 현직 미국 대통령과의 만남과 이를 통해 북한의 체제보장과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또한 북한이 절실한 경제성장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고립된 이미지를 벗어버리고 국제 정치가로서 이미지를 탈바꿈했다.

과거 신랄한 독설과 핵 개발을 중단하고, 특히 지난 1월 신년사를 통해 한국과 대화 하겠다고 공개 선언했다. 이후 남북 관계가 급물살을 타고 정상회담으로 이어졌다.

평창올림픽에 북측 대표단을 보낸 것도 북한의 이미지 회복에 도움이 됐다. 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손을 직접 이끌고 북측 군사분계선을 넘어가는 모습도 보였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미 부통령에 대한 북측의 비난을 빌미로 돌연 회담을 취소하자, 김 위원장은 다소 커 보이는 서신을 보내며 관계를 정상화하는 노력을 보였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는 김 위원장의 의도에 의문을 품고 있다.

호주의 싱크탱크 로위 연구소(Lowy Institute)의 유안 그레이엄 소장은 김 위원장은 '도발과 화해'를 반복하는 북한 고유의 전략에 의존하고 있다며, 아직 도발로 되돌아가지 않았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협상가 (The ultimate dealmaker)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북한의 위협을 중단하고 세계 평화를 가져올 수 있는 유일한 지도자라 스스로 내세웠다.

트럼프는 그가 주도한 북한에 대한 '최대 압박'이 북미정상회담이란 열매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또 만일 회담이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간다면 언제든 중단할 수 있다며 협상가의 면모를 보였다. 그리고 실제 북한의 "공개적인 적대감"을 빌미로 회담을 돌연 취소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누구보다 북한이 회담을 원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또한 '선 비핵화' 원칙에서 한발 물러나 북한에 단계적 비핵화 여지를 남기며 회담의 조건을 조율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미국 내 지지층에게 두 가지 성과를 가져왔다. 장기간 북한에 억류됐던 3명의 미국인을 무사히 송환시켰고 또한 북한이 핵실험장을 폐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여론조사결과 대부분의 미국인이 트럼프의 대북정책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중재자 (Charm to disarm)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회담을 가장 오랜 기간 준비했다. 앞서 그는 지난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으로 남북정상회담에 참석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통일과 한반도 평화를 바라며, 또 이러한 정책에 대한 지지를 기반으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렇기 때문에 문 대통령은 스스로 중재자를 자처했다.

평양과 워싱턴에 각각 사절단을 보냈다. 난관이 산재했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상대를 치켜세우는 말도 마다하지 않았다. 트럼프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처음 거론한 것도 문재인 대통령이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 후에도 멈추지 않고 달려왔으며, 북미회담에 대한 낙관을 잃지 않았다.

한반도 화합과 통합을 위해선 이번 북미정상회담의 개최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시진핑: 숨은 역할자 (The hidden player)

중국 시진핑 주석의 역할은 불투명하다. 중국은 북한의 유일한 우방국으로서 그동안 평양과 워싱턴 간의 대화 중재를 위해 노력해 왔다.

김 위원장은 고립정책에서 벗어나 대화국면으로 나선 후 시진핑 주석과 비밀회동을 가졌다. 김 위원장 이후 곧 다시 중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김 위원장이 중국 방문 후 미국과의 대화 태도가 달라졌다는 분석도 나왔다.

특히 5월 중국 다롄에서의 회동 후 북한은 다시 미국에 대한 비판을 시작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김 위원장이 중국 방문 후 태도가 변했다고 말했다.

실제 시진핑 주석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미 워싱턴 소재 스팀슨센터의 중국연구 책임자 윈순 박사는 베이징도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한 정상회담을 원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중국이 대화에서 배제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현재 중국의 위치를 "전쟁에 대한 불안, 배제에 대한 불안감 중간쯤에 있다고 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중국의 북한과 또 미국과의 복잡한 관계는 시 주석의 의도를 더 알 수 없게 한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중국이 대북제재에 힘을 보태자 비로소 북한이 대화에 나서기 시작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