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만에 다시 본 시트콤 '프렌즈'가 예전 같지 않은 이유

    • 기자, 엠마 선더스
    • 기자, 엔터테인먼트 기자

밀레니얼 세대가 보고 자란 미국 시트콤 '프렌즈'는 전 세계적인 큰 인기를 얻었다.

모니카, 로스, 챈들러, 조이, 레이첼 그리고 피비.

뉴욕 맨해튼에서 살아가는 여섯 젊은 친구들 일상은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과 사랑을 받았다.

한국의 방탄소년단도 '프렌즈'를 보고 영어 공부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트콤이 종영된 지 14년이 지난 지금 다시 본 프렌즈는 어떨까?

지난 1일부터 넷플릭스에 '프렌즈'의 전 시즌이 공개됐지만, 사람들은 "이게 뭐야"라는 반응이다.

처음 본 시청자들은 여성, 동성애 등에 대한 차별적 농담 등이 불편하다는 반응이고, 과거에 대한 향수로 다시 본 시청자들은 예전에 볼 때처럼 재밌지 않다는 입장이다.

남자 보모에 대한 에피소드 정말 싫다. 로스는 너무 성차별주의적이고 대놓고 동성애를 혐오하는데 TV 안으로 들어가서 목을 졸라버리고 싶다.

90년대에 대학생 때 봤던 시트콤이기에 넷플릭스에서 새해부터 볼 수 있게 돼서 너무 좋았었다. 근데 모니카가 뚱뚱하다고 놀리는 거나 챈들러가 게이가 아니냐고 놀리는 거는 정말 구시대적이다. 그리고 조이는 원래 저렇게 징그러웠나? 실망스럽다.

작가인 제임스 볼드윅은 메트로에 이에 대한 기사를 썼는데, 이러한 반응은 당연하다고 한다.

그는 "내 나이 사람들은 프렌즈가 '현대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향수 때문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작가인 레베카 레이드도 "너무 추하게 늙었다"라며 "특히 동성애 혐오 코드는 정말 심하다. 로스의 전 부인이 레즈비언이라는 걸 개그 소재로 삼고 그게 로스 잘못이라고 비꼰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성차별주의적이고 백인 위주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레이드도 사실 팬이었다고 고백하며 "현재의 시각으로 옛날에 쓰인 작품을 보는 건 위험하다"고 인정했다.

최근 다시 방영되고 있는 '윌 앤 그레이스'도 마찬가지다.

1996년에 첫 방송을 시작한 시트콤은 이성애자인 여성 캐릭터와 동성애자인 그의 친구를 내세워 동성애자 캐릭터가 거의 없던 그 당시를 생각하면 매우 실험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방영된 내용에 대해 편견이 많다는 평이다.

볼드윅은 "지금 시대에선 용납되지 않는 가치관이나 편견을 다루는 고전이 많다"며 "그렇다고 너무 검열만 하는 것보단 당시 시대상을 보여주는 일종의 역사적 기록물로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데일리 스타'의 TV 비평가 마이크 워드도 동의한다.

그는 "현대의 잣대를 가지고 모든 걸 곧이곧대로 보면 안 된다"며 "2018년에 이런 쇼가 만들어졌다면 놀랍겠지만, 그게 아니지 않냐"며 "그 쇼가 만들어졌을 당시 시대 상황을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나아가 그는 '프렌즈'가 "무슨 악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며 "어차피 우린 캐릭터들의 우스꽝스러움에 웃었지 그들을 역할 모델로 생각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워드는 지금 시대가 더 낫다고 생각하는 것도 오만일 수 있다며, 50년 후에 지금 만들어진 TV 쇼를 봐도 민망한 부분이 많지 않겠냐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