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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북한: 복잡하고 오해로 가득 찬 관계
- 기자, 제임스 호어 (James Hoare)
- 기자, 전 북한 주재 영국대사관 대리 대사
오는 10월 19일 열릴 예정인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를 앞둔 중국 지도부는 한반도 정세가 최대한 잠잠하기를 원할 것이다. 하지만 중 지도부가 대북정책의 큰 변화를 고려하고 있을 가능성은 매우 희박해 보인다.
2002년을 기점으로 북한 핵실험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둘러싼 한반도 긴장상태가 고조되면서 중국이 북한에 압박을 가해야 한다는 요구도 늘어나고 있다. 중국이 대북압박을 강화하는 것만이 북한을 굴복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이러한 중국의 한반도 개입에 대한 요구는 90년대 중반이 돼서야 나오기 시작했다.
부정적인 국제여론
1994년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탈퇴하고 핵실험 준비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하기 전까지만 해도 중국이 한반도에 개입하는 것에 대한 국제사회의 여론은 매우 부정적이었다.
심지어 6·25 전쟁 당시 중국의 개입으로 살아남은 북한조차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중국을 경계해 왔다. 이는 수백 년 전부터 이어져 온 중국의 역사적인 한반도 개입으로 불신과 불만이 감도는 반중 감정이 싹텄기 때문이다.
러시아(구 소련) 역시 60년대 들어 중국과의 관계가 냉랭해지기 전부터 북한에 대한 구애경쟁을 벌인 만큼 중국이 북한에 세력을 확장하는 것을 달갑게 여기지 않아 왔다.
미국과 일본의 경우 반공주의 사상에 사로잡혀 중국이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경계했다. 특히 6·25 전쟁 당시 중국과 격돌한 미국이 중국의 북한개입을 원할리 없었다.
이러한 국제적 반중감정으로 인해 한반도 긴장이 고조됐을 때에도 중국을 끌어들이는 시도는 1990년대 냉전이 끝날 때까지도 이뤄지지 않았다.
1993년 북한의 NPT 탈퇴(1993년)와 1차 핵위기(1994년) 때에도 중국은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에 초대받지 못했을 정도다.
마지못한 구조요청
하지만 2002년 북한이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라는 제임스 켈리 미 대통령 대북특사의 보고로 제2차 북핵위기가 촉발되자 중국에 지원요청이 들어갔다.
2003년 1월 북한이 NPT 탈퇴를 재차선언하고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을 시인하면서 중국 개입의 필요성을 더욱 강화했다. 아울러 조지 부시 전 대통령 정권 시절 북한과 미국 관계가 더욱 악화된 점도 중국이 개입할 무대를 만들었다.
결국 2003년 8월 27일 중국을 포함해 한국과 북한, 일본, 미국, 러시아가 첫 6자회담을 진행하게 됐다.
6자회담은 2009년 4월 북한이 일방적으로 탈퇴하면서 중단된 상태이지만, 중국이 처음으로 한반도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화에 참여한 사례였다. 중국은 6자회담 중단 이후에도 회담 재개를 여러차례 요구해왔다.
6자회담은 국제사회에도 북한을 관리하는 데 중국의 중요성을 각인시켰다. 다른 대북제재가 아무런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해법을 제기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 셈이다.
하지만 중국은 한반도 위기에 개입하려는 의도를 보인 반면 대북제재 및 압박에는 할 수 있는 것이 한정돼 있다며 다소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김일성 주석 시대에 존재했던 중국과 북한 간의 연결고리가 김정은 체제에는 더 이상 남아 있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013년 숙청된 장성택과 지난 2월 암살된 김정남도 중국과 연루됐다는 이유로 죽임을 당했다는 풀이다.
아울러 중국의 입장에서 북한을 궁지로 몰아넣으면 사회·경제적 혼란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현 수준의 영향력마저도 잃어버릴 수 있다.
북한이 완전히 고립되고 불안에 빠질 경우 중국 정부 입장에서도 위험한 존재가 될 수 있다.
북한과 중국 간의 무역관계를 통한 경제적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중국은 유엔 대북제재에 서명하면서도 이를 적극적으로 이행하지 않고 조심성을 강조하는 이유다.
대북제재를 주도해온 나라가 미국이라는 점도 문제를 복잡하게 한다. 중국과 미국의 정치적 관계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중국과 미국은 서로를 달갑게 여기지 않으면서도 상대방을 함부로 대할 수는 없는 처지다.
중국은 현 한반도 혼란을 미국 탓으로 돌리며 중국이 문제해법이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중국은 또 미국이 한반도에 큰 관심을 보이는 것은 북한이 아니라 중국을 감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한반도 배치도 중국의 이 주장에 힘을 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