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시위대, 국회의원과 집권 가문의 집까지 불태워

분노한 스리랑카 반정부 시위대가 9일(현지시간) 집권 라자팍사 가문의 조상 집과 하원의원 집에도 불을 질렀다. 방화에 앞서 시위대는 정부 지지자들과 충돌했다.

이번 폭력 시위로 마힌다 라자팍사 총리가 사퇴했지만, 시위대의 분노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으며, 시위대는 총리가 있는 관저를 습격하려고 시도했다.

지난 9일부터 이어진 폭력 사태로 지금까지 5명이 사망하고 190명 이상이 다쳤다.

스리랑카 당국은 폭력 사태 진압을 위해 국가 전체에 발동한 통행금지 조치를 11일 오전까지 연장했다.

스리랑카는 지난달부터 폭등하는 물가와 에너지난 등에 불만을 품은 시위가 몇 주 동안 격화하고 있다. 이들은 마힌다 총리의 동생인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 또한 물러나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편 정부 지지 세력은 9일 수도 콜롬보에서 총리 관저 밖 및 수도 인근의 갈레 페이스 그린 등 주요 시위 장소에서 반정부 시위대와 거세게 충돌했다.

경찰과 진압대가 투입됐으며, 정부 지지자들이 경찰 통제선을 침범하고 막대기 등으로 시위대를 공격하자 이내 최루탄과 물대포가 발사됐다.

성난 시위대는 정부 지지자들을 공격하며 보복하는 한편 여당 출신 하원 의원들을 공격했다고 현지 경찰 당국은 밝혔다. 또 공격을 당한 한 의원은 시위대가 자신이 탄 차량에 몰려들자 총으로 두 명을 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전했다.

밤이 깊어지자 시위대는 라자팍사 가문의 사저와 여러 장관 및 하원의원의 사저를 공격했다. 이중에는 스리랑카 남부 함반토타에 있는 라자팍사 가문의 조상 집도 포함됐다. 해당 건물은 논란 속에 박물관으로 새로 단장한 곳이다.

한편 SNS상에는 화염에 휩싸인 집들과 함께 사람들이 환호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게재됐다.

보도에 따르면 대통령 관저 근처 지역에도 불이 났다고 한다.

총리 사임 이후에도 시위대는 총리 관저 내부 침입을 시도하려 했으며, 관저 밖 버스에 불을 질렀다. 경찰은 이들을 해산시키기 위해 공포탄과 최루탄을 발사했다.

수도 외 지역에서도 긴장이 고조되긴 마찬가지였다. 몽둥이와 막대기로 무장한 남성들이 공항으로 오가는 도로를 차단했으나, 안바라산 에티라잔 BBC 기자는 경찰과 보안군의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으며 이는 이 지역에서 놀랍지 않은 모습이라고 보도했다.

스리랑카 경제는 1948년 영국으로부터 독립 이후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 시민들은 걷잡을 수 없는 물가에 생활비가 감당이 안 된다며 분노하고 있다.

스리랑카의 외환 보유고가 사실상 바닥났으며, 식량, 의약품, 연료 등 생활필수품의 가격이 너무 올라 시민들이 감당할 수 없는 지경이다.

이에 스리랑카 정부는 긴급 자금 특별 지원을 요청했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로 스리랑카의 가장 큰 외화 수입원 중 하나인 관광 산업이 큰 타격을 입었다며 책임을 돌렸다.

그러나 정부의 경제 실책 또한 주요 원인이라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