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 아닌 '자기연민'이 성공의 비결인 이유

자기연민은 자신의 실수를 관대하게 용서하는 것이고 실망하고 당황한 순간에도 자기 자신을 돌보는 신중한 노력이다

사진 출처, Alamy

사진 설명, 자기연민은 자신의 실수를 관대하게 용서하는 것이고 실망하고 당황한 순간에도 자기 자신을 돌보는 신중한 노력이다
    • 기자, 데이비드 롭슨
    • 기자, BBC 워크라이프

'나 자신에게 친절하라'는 어린이집에서나 들을 법한 말로 여겨질지 모른다. 하지만 무언가를 극복하고자 한다면, 냉소적인 사람들조차 자기연민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실패했거나 큰 실수를 저질렀을 때를 생각해보자. 아직도 부끄러워서 얼굴을 붉히거나, 멍청하거나 이기적이었던 자신을 꾸짖진 않는지? 마치 그런 실수를 하는 사람은 이 세상에 나 혼자뿐이라고 생각하진 않는지? 그렇지 않다면, 모든 인간은 실수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면서 스스로와 조심스럽고 부드러운 대화를 나누는지?

스스로에게 가장 가혹한 잣대를 들이미는 것은 가장 자연스러운 반응이기도 하다. 심지어 우리는 스스로에게 엄격할 때 자부심을 느끼기도 한다. 이를 야망의 상징이자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방법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자기비판은 종종 심한 역효과를 가져온다. 불행과 스트레스를 증가시키는 것 외에도, 일을 미루거나 미래에 목표 달성을 훨씬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

자신을 꾸짖기보단 자기연민을 실천해야 한다. 자기연민은 자신의 실수를 관대하게 용서하는 것이고 실망하고 당황한 순간에도 자기 자신을 돌보는 신중한 노력이다. 관련 연구를 처음 시작한 크리스틴 네프 텍사스대 교육심리학 부교수는 "우리 대부분은 인생에서 나를 무조건적으로 지지하는 좋은 친구를 갖고 있다"며 "자기연민이란, 스스로에게 따뜻하고 힘이 되는 친구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당신이 냉소적인 사람이라면, 처음에는 당황스러울 수도 있다. 영국 코미디언 루비 왁스는 저서 '너덜너덜 기진맥진 지친 당신을 위한 마음챙김 안내서'(A Mindfulness Guide for the Frazzled)에서 "스스로에게 친절함을 실천하는 사람들 얘기를 들을 때, 나는 욕실에서 은은한 향초를 켜고 히말라야 야크 우유를 채운 욕조에 몸을 담그는 사람을 떠올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과학적 증거에 따르면 자기연민은 우리의 정서적 회복력을 강화하고 건강과 행복, 생산성을 증진할 수 있다. 또 중요한 점은, 우리를 우울하게 만든 실수로부터 배울 수 있도록 돕는다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실수를 하지만 자기연민은 자신을 용서하고, 실망하고 당황한 자신을 돌볼 수 있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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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우리는 모두 실수를 하지만 자기연민은 자신을 용서하고, 실망하고 당황한 자신을 돌볼 수 있도록 한다

자존감이 아닌 자기연민에 의지한다는 것

네프는 개인적인 위기를 겪은 후 연구를 시작했다. 그는 1990년대 후반 고통스러운 이혼을 겪었다. 그는 "엉망이었다"며 "내가 때때로 잘못된 결정을 내렸다는 사실에 많은 부끄러움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그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동네 불교 센터의 명상 수업에 등록했다. 마음챙김 연습도 안정감을 되찾는 데 도움이 됐지만,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에게 친절하라는 자기연민에 대한 가르침에서 가장 큰 위안을 느꼈다. 그는 "이 가르침은 즉각적인 변화를 불러일으켰다"고 말했다.

자기연민은 피상적으로는 '자존감'과 비슷한 개념으로 느껴질 수 있다. 자존감은 스스로를 가치 있는 사람으로 여기고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따라서 자존감을 측정하기 위한 문항에는 이런 것들이 있다. '나는 내가 최소한 다른 사람들과 비슷하게 가치 있는 사람이라고 느낀다.'

불행하게도 자존감은 종종 경쟁의식을 동반하고 잠재적인 실패에 무너지는 연약한 나르시시즘의 일종으로 쉽게 귀결될 수 있다. 네프는 "자존감은 성공과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들에 의해 좌우된다"며 "그렇기 때문에 안정적이지 않아서, 좋은 날에는 자존감이 있을 수 있지만 나쁜 날에는 없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자존감이 높은 많은 사람은 자신감이 위협받을 때 공격성이나 괴롭힘으로 대응하기도 한다.

네프는 자기연민을 기르면 이러한 함정을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상처받거나 당황하거나 부끄러울 때 다른 사람을 끌어내리지 않고도 자기 자신을 잃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그는 자기연민을 측정하기 위한 심리학적 척도를 마련했다. 아래 문항에 1(거의 그렇지 않다)부터 5(거의 항상 그렇다)까지 점수를 매기는 방식이다.

•정신적으로 고통을 느낄 때 나 자신을 사랑하려고 노력한다

•나의 실패를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한다

•고통스러운 일이 발생했을 때 상황을 균형 있게 보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나의 결점과 부족함을 비난하고 비판한다

•나의 부족함을 떠올릴 때 내가 세상과 단절됐다고 느낀다

•우울할 때는 모든 잘못된 것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첫 번째 질문에 더 많이 동의하고 두 번째 질문에 더 적게 동의할수록 자기연민이 높다.

네프는 첫 연구에서 자기연민이 개인의 전반적인 정신건강·행복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조사했다. 학부생 수백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자기연민이 우울·불안과 반비례하며 삶의 만족도와 정비례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중요한 것은 자기연민과 자존감을 측정하는 척도가 서로 다르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평소에는 우월감을 느끼면서 사는 누군가가 뭔가 실패할 경우 자기 자신을 용서하기 매우 어려워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분명 이상적인 조합은 아니다.

많은 사람은 '자기연민'을 촛불을 켜거나 명상하는 등 '자기돌봄'의 일환으로 생각하지만, 이는 더욱 심오한 개념으로 냉소적인 사람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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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많은 사람은 '자기연민'을 촛불을 켜거나 명상하는 등 '자기돌봄'의 일환으로 생각하지만, 이는 더욱 심오한 개념으로 냉소적인 사람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활발한 연구

후속 연구에서도 고등학생과 자살 위험이 있는 미국 참전용사 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자기연민이 정신적 회복력을 높인다는 동일한 결과가 나왔다. 실제로 자기연민 연구는 연구자의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며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가장 흥미로운 연구 결과 중 하나는 자기연민이 신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것이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자기연민이 강한 사람들은 허리 통증과 두통, 메스꺼움, 호흡기 문제와 같은 다양한 질병을 호소하는 경우가 적었다. 이는 스트레스 반응이 줄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앞선 연구는 자기연민이 주로 정신적 고통에 수반하며 장기적으로 신체 조직을 손상할 수 있는 염증을 줄인다고 밝힌 바 있다. 또는 행동이 변화했기 때문에 건강이 개선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자기연민이 강한 사람일수록 식단과 운동을 통해 몸 관리를 더 잘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영국 더비 대학에서 자기연민과 건강한 습관 간의 연관성을 연구한 심리학자 사라 던은 "자기 연민이 강한 사람일수록 일반적으로 더 능동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기연민을 부모님이 건네는 선의의 조언에 비유했다. 그는 "부모님은 문제를 해결하기에 앞서 잠자리에 들어 일찍 일어나라고 말한다"고 말했다. 이와 비슷하게, 자기연민이 강한 사람은 과도한 자기비판에 빠지지 않고 자신을 상냥하게 대하는 방법과 장기적으로 자신에게 가장 좋은 선택이 무엇인지 안다.

네프는 연구 초기 일부 비평가들이 자기연민이 단순히 게으름과 낮은 의지력으로 이어지진 않을지 우려한 점을 언급하며 중요한 발견이 이뤄졌다고 말한다. 비평가들은 살면서 중요한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 자기비판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네프는 이러한 주장에 반박한다. 2012년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자기연민이 강한 사람들은 실수를 바로잡는데 더 큰 동기를 보였다. 예를 들어, 이들은 중요한 시험을 망친 후에 더 열심히 공부했으며 친구의 신뢰를 저버리는 것과 같은 도덕적 차원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서도 더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자기연민은 일종의 안정감으로, 과도하게 자기방어적이거나 절망감에 젖어들지 않고 자신의 나약함을 마주하고 삶의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보인다.

많은 사람은 실수를 범한 후 강한 자기비판에 빠지지만, 연구에 따르면 좀 더 느긋한 태도로 이를 극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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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많은 사람은 실수를 범한 후 강한 자기비판에 빠지지만, 연구에 따르면 좀 더 느긋한 태도로 이를 극복할 수 있다

자기연민을 빠르게 학습하는 법

자기연민의 장점을 취하고자 한다면, 이미 네프의 연구팀과 많은 연구자가 자기연민을 학습할 수 있다는 충분한 증거를 제시했다는 사실을 참고하자. '자애 명상'은 잘 알려진 학습 방법 중 하나로,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을 향한 용서와 따뜻함을 느끼고 이러한 감정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최근 한 실험에서, 스위스 베른 대학에 다니는 토비아스 크리거와 그의 친구들은 자기비판과 이로 인한 결과를 설명하는 이론 수업과 더불어 자애 명상을 연습할 수 있는 온라인 강좌를 개설했다. 7번의 강좌 후, 그들은 수강생의 자기연민 점수가 크게 오르고 스트레스와 불안, 우울감이 감소한 것을 발견했다. 크리거는 "우리는 많은 결과를 측정했다"며 "모두 예상한 방향으로 흘러갔다"고 말했다.

글을 쓰는 방법도 있다. 예를 들어, 네프는 나를 사랑하는 친구의 입장에서 나에게 편지를 쓰는 것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대부분의 사람에게 자기비판 습관은 고칠 수 없을 정도로 깊이 뿌리 박혀 있지 않다. (네프의 웹사이트에 편지 작성법과 자애 명상법이 더 자세하게 설명돼 있다.)

네프는 팬데믹 동안 자기연민 학습법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졌다고 말한다. 많은 사람에게 고립과 원격 근무,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걱정은 자기비판과 의심을 키우는 완벽한 상황을 제공했다. 스트레스 요인을 제거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자기 자신을 바라보는 방식을 바꿈으로써 직면한 문제에 맞설 수 있도록 회복력을 키울 수 있다.

네프는 우리가 그 어느 때보다도 자기연민과 자기돌봄을 나약함으로 치부하던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한다. "이 연구 결과는 이 시점에 정말 강력한 의미가 있습니다. 삶이 힘들어질수록 자기연민을 키워야 한다고 말하죠. 자기연민이 여러분을 더욱 강하게 할 것입니다."

데이비드 롭슨은 '지능의 함정: 똑똑한 당신이 어리석은 실수를 하는 이유와 지혜의 기술'(원제 'The Intelligence Trap: Revolutionise Your Thinking and Make Wiser Decisions')의 저자다. 트위터 아이디 @d_a_robson로 활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