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한국은 어떻게 이렇게 빨리, 많은 양의 검사를 할 수 있었나

사진 출처, News1
- 기자, 김형은
- 기자, BBC 코리아
서울에서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현소정(38) 씨는 지난달 26일 인근 보건소에 가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으라는 구청의 안내문자를 받았다. 아파트 같은 동에서 확진자가 나왔다는 이유에서였다.
"자정까지 운영할 거고, 증상이 없어도 무료로 받을 수 있다는 구청장의 안내를 받았어요."
현 씨와 그의 남편은 다음날 오전 9시쯤 보건소에 갔다. 의료진이 음압 검사실에서 그의 코와 목에서 검체를 채취했다. 검사는 다 해서 5~7분 정도 걸렸다.
"처음 소식을 접했을 때는 확진자가 제가 아는 분이라 좀 놀랐어요. 하지만 절차가 (진행되며) 효율적이라고 느꼈고 (보건당국에) 신뢰가 갔어요. 증상도 없는데 검사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 특히 좋았어요."
이틀 후 현 씨와 남편은 모두 음성이라는 통보를 문자로 받았다.
코로나19가 전 세계 100여 개국으로 확산하면서 감염 초기에 확진자를 빨리 구분 짓는 것이 코로나 확산을 막을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의 코로나19 진단검사 양과 속도가 미국이나 일본 등 방역 선진국보다 월등하게 높아 주목받고 있다.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은 "거대한 진단검사 능력은 조기에 환자를 찾아 피해를 최소화하고 감염병을 물리치는 데 가장 중요한 수단"이라며 "역설적이지만 한국의 환자 수가 많은 것은 월등한 진단검사 역량과 철저한 역학 조사 등 방역 역량의 우수성을 증명한다고 생각한다"고 9일 외신기자 브리핑에서 설명한 바 있다.
한국의 확진자 대비 사망자 비율을 나타내는 치명률은 0.77%로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수치인 3.4%보다 크게 낮다. 보건당국은 확진자 중 상당수가 20대인 점도 있지만 감염 초기에 진단해 치료를 시작한 것이 치명률을 낮추는 데 결정적이었다고 밝혔다.
한국의 코로나19 진단검사 능력에 관해 알아야 할 것 3가지를 정리했다.
1. 하루 1만5000건 가능… 메르스 겪은 후 '긴급사용승인제도' 도입
한국의 진단검사 건수는 9일 0시 기준 19만6618건에 이른다. 일본은 8일 기준 총 8176건 (일본 후생노동성 발표), 미국은 1707건(CDC 기준)으로 한국보다 훨씬 낮다.
한국은 어떻게 이렇게 많은 검사를 단기간에 진행할 수 있었을까?
우선 진단키트를 신속하게 보급할 수 있게 한 '긴급사용승인제도'가 있다. 아직 허가받지 못한 진단 제품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승인해 한시적으로 제조·판매·사용을 허가해 주는 제도로, 2015년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를 겪은 한국 정부가 2017년 도입했다.
유천권 중앙방역대책본부 진단분석관리단장은 "감염병 같은 긴급한 위기 상황에서 정부가 대신 책임을 지고 승인해주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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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씨젠과 코젠바이오텍, 솔젠트, SD바이오센서 총 4개 업체가 이 제도를 통해 임시 허가를 받았다. 이들 4개 업체가 1주일에 생산할 수 있는 진단키트는 모두 1만4000여 개로 알려졌다. 추가 주문이 들어오면 현재의 3배까지 공급량을 늘릴 수 있다고 한다.
더 많은 업체가 임시 허가를 받을 수도 있다. 오현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료기기심사부장은 "현재 46개에 대한 검토가 진행 중"이라며 "2월 4일 최초 승인 후 (한국이) 어떤 식으로 검토해서 승인했는지를 WHO와 국제의료기기규제당국자포럼(IMDRF) 10개국과 공유했다"고 덧붙였다.
이로써 한국이 하루에 진행 가능한 진단검사는 1만5000건에서 2만 건 사이다. 일본의 하루 최대 검사량(약 3800건) 보다 4배 이상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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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의사 권유, 의심환자는 검사비용 무료... 아닌 경우엔 16만원
검사는 전국 약 607곳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진행된다.
이 가운데는 우리나라에서 처음 착안한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도 50여 곳 포함돼 있다.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는 특히 외신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고 독일과 호주 등도 비슷한 형식의 진료소를 최근 도입했다.
하지만 운전자 한 명만 검사를 받을 수 있고 동승자 없이 가야 해서, 감염이 의심되는 장애인이나 미성년자 등은 이용할 수 없다.
실제 BBC 코리아가 인터뷰한 김상곤(가명) 대구 장애인지역공동체 활동가는 자신이 돌보는 장애인이 증상을 보여 보건소에 연락했지만 선별진료소에 가보라고 안내를 받았다고 했다. 장애인 혼자 운전을 하고 갈 수 없는 상황이라 지자체에 연락한 후에야 보건소 직원이 장애인의 집에 방문해 검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 곳에서 채취한 검체를 분석하는 수탁검사기관은 24시간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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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시가 검사를 권유한 경우 검사는 무료다. 코로나19 의심환자에 해당하는 경우에도 검사비를 면제받는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중국 방문 혹은 확진 환자와 접촉 후 14일 이내 발열 또는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의사의 소견에 따라 입원이 필요한 원인 미상 폐렴 환자의 경우 의심환자로 분류된다.
이에 해당하지 않은데 본인이 원해서 검사를 받는다면 검사비 16만원을 내야 한다.
이를 악용하는 사람들로 인한 부작용도 있다. 신천지 신도 전체에 대한 검사를 진행하는 것을 악용해 자신이 신천지 신도라고 허위로 밝히는 사례가 일부 있었던 것.
검사에 투입된 비용도 만만치 않다. 정부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11.7조원에 달하는 '역대급' 추경안을 편성했다. 항목별로 보면 먼저 검역과 진단, 치료를 위한 방역체계 보강에 2조3000억 원을 배정했다.
하지만 진단키트 1개 가격을 1만5000원으로 잡으면 인건비를 빼고도 29억원이 넘는 돈이 검사에 투입됐다고 문화일보 는 추정했다.


3. 검사법은 무엇이며 정확도는 어느 정도일까?
한국이 쓰는 진단검사법은 '실시간 유전자 증폭검사(Real Time RT-PCR)'라고 불리는 검사법으로 WHO, 미국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 호주 보건당국, 캐나다 보건당국이 쓰는 검사법과 같다.
유천권 중앙방역대책본부 진단분석관리단장은 "기본은 같지만 각 세부적인 사항을 보면 각 나라에서 채택하고 있는 유전자 부위가 조금씩 다르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은 임상검사전문의와 함께 판독 기준을 만들어서 보수적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진단검사전문의는 약 1200명이 있다고 유 단장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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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코로나19 진단키트의 정확도는 대체로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아직 정식 허가 제품이 아니라 정확한 수치는 아니지만 정확도는 95%에서 98%정도로 추정된다.
하지만 판정이 바뀐 사례도 보도된 바 있다. 수원에서는 39세 남성이 1차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뒤 2∼4차까지 진행된 세 차례 검사에서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유 단장은 "가짜 양성(false positive), 가짜 음성(false negative)에 관한 얘기가 많은 데 검사라는 것은 당시 환자 상태, 검체의 채취, 검체의 질 등 다양한 영향을 받는다"며 "양성, 음성, 판독 불가(invalid)로 결과가 나온다. 진단검사전문의와 함께 만든 판독 기준에 따라 정확히 판단하고 있다. 판독 불가로 나온 경우는 있지만 아직까지는 (양성, 음성이) 뒤바뀐 경우 별로 없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