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 올림픽의 기상천외하고 경이로운 순간들

사진 출처, EPA
- 기자, 케이티 폴킹엄
- 기자, BBC 스포츠 선임 기자
- Reporting from, 리비뇨
- 읽는 시간: 6 분
올림픽. 이에 견줄 만한 무대가 또 있을까.
세계 최고의 스포츠 축제인 올림픽은 아름답고 기상천외한 이야기들이 흘러넘치는 기간이기도 하다.
2024 파리 올림픽에서는 호주 출신 브레이크댄서와 '머핀 맨', 수영복 차림의 어느 남성이 화제가 됐다. 2022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로봇들이,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초록색으로 변한 다이빙 수영장이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또한 올림픽은 언제나 예상치 못한 장면이 탄생하는 기간이다. 이번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도 예외는 아니었다.
지난 몇 주 동안 펼쳐진, 우리가 상상도 못 했던 올림픽의 이야기들을 살펴봤다.
스키점프 선수들의 음경 확대 주사?
우선 올림픽이 시작되기도 전부터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남성 스키 점프 선수들이 경기력 향상을 위해 음경에 주사를 맞았다는 주장에 답해야만 했다.
지난 1월 독일 매체 '빌트'는 선수들이 스키점프 경기복 사이즈 측정 전 음경에 히알루론산을 주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히알루론산은 스포츠 경기에서 금지되지 않은 물질이다. 다만 경기 중 경기복의 표면적이 증가하면 공중 비행 거리가 길어질 수 있다.
해당 의혹과 관련한 질문을 받은 올리비에 니글리 WADA 사무총장은 "만약 무언가 드러난다면, 조사에 착수해 도핑과 관련이 있는지 확인할 것"이라고 답했다.
국제스키연맹(FIS)의 브루노 사시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는 BBC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경기 중) 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해 선수가 히알루론산 주사를 사용했다는 징후도, 증거도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스키 점프와 관련한 뉴스는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올림픽 후반부, 호주 출신 다니엘 초페니히 선수는 남자 라지힐 개인전에서 규정보다 단 4mm 큰 부츠를 착용했다는 이유로 실격 처리됐다.
바이애슬론 선수, 동메달 획득 후 바람 피운 사실 고백
노르웨이의 스툴르라 홀름 레그레이드 선수는 바이애슬론 남자 20km 개인전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직후 TV 생중계 기자회견을 통해 교제하던 연인 몰래 바람피운 사실을 고백했다.
3개월 전 바람을 피웠다고 고백한 그는 "내 인생 최대의 실수"였다고 표현했다. 이어 당시 6개월째 교제 중이었던 여자친구에게 이 사실을 털어놓은 뒤 "인생 최악의 한 주"를 보냈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나는 내 인생의 금메달을 딸 수도 있었다"고 토로했다.
다음 날, 그의 전여자친구는 노르웨이 언론사 'VG'에 익명 기고문을 통해 "이런 상황에 놓이길 원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어 "전 세계 앞에서 사랑을 고백했으나, 여전히 그를 용서하기 어렵다"고 적었다.
"우리는 연락을 이어가고 있으며, 그 또한 이번 일에 대한 제 감정을 잘 알고 있습니다."
불량 메달
2024 파리 올림픽에 이어 이번 동계 올림픽에서도 메달이 망가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올림픽 초반, 미국의 금메달리스트 브리지 존슨과 알리사 리우는 시상 직후 메달의 목걸이 끈(리본)이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존슨은 BBC 스포츠와의 인터뷰 및 이후 기자회견에서 "여기 메달이 있고, 리본이 있다"면서 "리본에 메달을 고정하는 작은 부품이 있어야 하는데, 그게 떨어져 나갔다"고 설명했다.
안드레아 프란치시 2026 동계올림픽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우리는 메달에 무척 주의를 기울일 것이며, 당연히 우리는 메달이 선수에게 완벽한 상태로 수여되길 바란다. 선수들에게 무척 중요한 순간 중 하나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컬링장에 울려 퍼진 욕설
부정행위 의혹, 빙판 위를 날아다니는 거친 욕설, 불법 촬영이 동원된 함정 수사라는 맞불 주장까지. 대체 선수들의 자율적 합의와 매너를 중시하는 컬링 경기장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논란은 캐나다가 8-6으로 승리하기 직전, 캐나다의 마크 케네디가 스웨덴의 오스카 에릭손 선수와 격렬한 언쟁을 벌이며 시작됐다.
스웨덴 측은 케네디가 스톤을 2번 접촉하는 '더블 터치' 반칙을 범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경기 종료 후 양 팀이 기록표에 서명하면서, 결과는 그대로 확정됐다.
그리고 경기 후, 문제의 장면이 담긴 영상이 퍼지기 시작했다. 이 모든 것이 사전에 꾸민 일이었을까.
다음날 스위스도 같은 사안으로 케네디 선수에 의혹을 제기했다. '세계컬링연맹'은 남은 올림픽 기간 더블 터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심판을 추가로 배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캐나다 여자 대표팀의 레이첼 호먼과 영국 남자 대표팀의 보비 래미 선수도 더블 터치 판정을 받았다. 다만 두 사건 모두 고의가 아니라 투구 동작 이후 선수의 몸이 스톤에 닿으며 벌어진 상황이었다.
결국 세계컬링연맹은 규정을 변경해 만약 의심스러울 경우 최소 3엔드 동안 투구 과정을 모니터링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아직 남은 이야기는 더 있다.
개인가 늑대인가?
스눕독(Snoop Dogg, 미국의 유명 래퍼로, 자국 대표팀의 '명예 코치'로 임명됐다)이 이번 올림픽에서 볼 수 있는 유일한 독(Dog, 개)이라고 생각했다면 오산이었다.
여자 크로스컨트리 스키 팀 스프린트 예선 경기 중, 실제 대형견 한 마리가 경기장에 난입해 선수들을 따라 결승 직선 코스를 질주하는 일이 벌어졌다.
주인에게서 달아난 이 체코슬로바키아 울프독은 카메라를 따라 그대로 결승전까지 통과했다.
그리스 출신 콘스탄티나 하랄람피두 선수는 "결승선을 함께 통과한 이 개 덕분에 나도 유명해져서 인터뷰 요청이 계속 들어오고 있다"고 했다.
"저도 그 개를 쓰다듬어보고 싶었지만, 시간이 없었고, 이후에는 찾을 수 없었습니다."
밀라노에 등장한 미니언?

사진 출처, Getty Images
스페인의 피겨스케이팅 선수 토마스-로렌츠 구아리노 사바테는 이번 시즌 내내 애니메이션 영화 '미니언즈'의 수록곡들을 믹스한 곡에 맞춰 연기를 펼쳐왔다. 의상 또한 영화 속 캐릭터처럼 노란 티셔츠와 파란색 멜빵바지 차림이었다.
그러나 올림픽 남자 싱글 경기에서는 기존 프로그램을 바꿔야만 할 것 같았다. 저작권 문제가 불거진 것이다.
하지만 그가 선택한 곡 중 하나인 영화 '슈퍼배드 2'의 삽입곡 'Happy'를 부른 가수 퍼렐 윌리엄스 측과 협상 끝에 합의하며 곡 사용 허가를 받아냈다.
그러나 사바테에게 별다른 행운은 따르지 않았고, 25위에 만족해야만 했다.
온라인에서 화제가 된 숨은 영웅들
동계 올림픽에서 가장 이색적인 직무는 무엇일까.
컬링 경기장에서는 빙질 전문가가 '페블링(빙상 위에 물을 뿌리는 작업)을 하며 문워크를 선보였고, 피겨스케이팅 경기에서는 카메라맨이 빙판 위에서 놀라운 기량을 선보이며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곳 리비뇨에서는 스키를 타며 하얀 눈 위에 파란 선을 정확하게 분사하던 '컬러 책임자'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또한 하프파이프 경기장의 흐트러진 눈밭을 정리하던 코스 정리 요원들도 감탄을 자아냈다. 이들은 작업 도중 모 패라(영국의 유명 육상선수)의 '모봇' 포즈와 우사인 볼트(자메이카 출신 유명 육상선수)의 번개 포즈를 취하며 잠시 스포트라이트를 즐겼다.
주최측에 따르면 이번 올림픽에는 약 2만5000명이 투입되었으며, 그중 1만8000명이 자원봉사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