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계를 변화시키는 버섯 혁명

뿌리를 내리고 자라고 있는 버섯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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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 곰팡이, 선인장, 파인애플 등 여러 가지 창의적인 해법이 패션계의 변화에 기여하고 있다. 변화를 이끄는 혁신적이면서 친환경적인 소재 7가지를 소개한다.

패션 산업이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은 널리 알려져 있다. 그 영향은 주로 소재나 원단을 만들고 방적과 염색을 통해 의류를 완성하는 제조 단계에서 나온다. 그리고 이 안에서 가죽 생산은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한다.

세계경제포럼(WEF)은 “전통적인 방식의 가죽 생산은 온실가스를 대량 배출하고 토지를 엄청나게 많이 사용하는 공정”이라고 말한다. 축산업은 젖소 및 육우에서 나오는 것을 포함해,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약 14.5%를 차지한다. 가죽은 보통 육류로 만들어지는데, WEF는 동물 가죽에 색을 입힐 때 쓰이는 “위험한 화학물질”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그래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 선인장과 파인애플 껍질, 버섯 곰팡이로 만든 가죽 대체품이 주목받고 있다.

런던 컬리지 오브 패션(LCF)은 2008년 ‘UAL 지속 가능 패션 센터(CSF)’를 설립했다. 모니카 부찬-응 CSF 지식 교류 책임자는 직물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생긴 것 자체를 큰 변화로 꼽았다. “이제 브랜드와 대중은 의류에 들어가는 소재가 인류와 지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전보다 많이 이해하게 됐습니다.”

곰팡이에 있는 매우 가는 섬유인 균사체는 액세서리용 소재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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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곰팡이에 있는 매우 가는 섬유인 균사체는 액세서리용 소재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그는 하지만 “패션계에는 지속 가능한 소재와 지속 가능성을 같은 것이라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지속 가능한 소재는 에너지와 물, 토지, 화학물질의 사용과 오염, 폐기물 사용을 크게 줄이며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일부분일 뿐입니다. 패션은 ‘지구에 피해를 덜 준다’는 태도에 머물지 않고, 환경을 진정으로 회복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는 (이런 점에서) 소재는 “패션 노동자들의 풍요로운 삶과 활력있는 문화에 대한 기여, 자연에 주는 긍정적인 혜택, 지구의 한계를 넘지 않는 생산”을 포괄하는 개념(지속 가능성)의 한 부분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그린워싱”은 어떤가? 그린피스UK는 그린워싱을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실질적으로 줄이지 않으면서 기업이나 제품을 친환경적으로 보이게 하기 위해 사용하는 홍보 전략”이라고 정의한다. 다만 그린워싱은 영국의 “기업의 환경 관련 주장이 법을 준수하는지 확인하고 위반 기업에 대해 조치를 취하기 위해 만들어진 그린 클레임 코드(영국의 시장 규제 기관이 2022년에 만든 법안)”에 따라 규제되고 있다.

킴벌리 니콜라스는 룬드 대학에서 지속가능성을 연구하고 있다. 그는 “현재 지구엔 소와 관련된 문제가 있고, 소가 농업 분야에서 기후 오염 및 서식지 파괴의 가장 큰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식품이나 섬유 분야에서 사용되는 소를 식물이나 균류로 대체할 수 있다면, 기후와 생물 다양성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문제는 패션 소비자들의 참여도 필요하다고 했다. “패션 업계가 보다 효율적인 소재로 전환하는 것은 유익한 일입니다. 하지만 옷을 덜 사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행동이라는 것을 소비자들이 깨닫는 것도 중요하죠. 이미 구입한 옷을 최대한 오래 입어야 합니다.”

현재 여러 기업들이 가죽을 대체할 소재를 만들고 있다. NFW(Natural Fiber Welding)는 플라스틱은 일절 없으며 생산 규모도 확대할 수 있는 최초의 동물 가죽 대체품이라는 ‘미룸’을 만들었다. 무한 재활용이 가능한 미룸은 스텔라 매카트니와 랄프 로렌이 투자했고, 올버즈와 판가이아가 사용하고 있다. 파인애플 폐기물로 만든 ‘피나텍스’는 H&M부터 휴고 보스까지 다양한 브랜드가 사용중이다. 와인 산업에서 나온 포도 폐기물로 만든 ‘비제아’는 독성 화학물질과 중금속 또는 기타 위험한 용매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 소재는 캘빈클라인과 가니, 판가이아가 도입했다.

Cop26(26차 UN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선 지속 가능한 패션을 위해 버섯과 균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강연과 전시회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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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소재들도 있다. 천연 섬유 접합 방식으로 만들어 랄프 로렌이 폴로 셔츠에 사용하는 ‘클라루스’, 폐기물로 만든 프리미엄 셀룰로스 섬유로 파타고니아와 인디텍스(자라 소유) 같은 브랜드에서 사용하는 ‘인피나’, 판가이아에서 사용하고 동물성 다운 및 합성섬유 다운을 대체해 동물에 대한 잔인함도 없고 통기성이 좋아 특허를 받은 ‘플라워다운’ 등이다. 모두 현재 연구가 한창 진행중인 창의적인 차세대 바이오테크 솔루션의 사례들이다.

중요한 의미가 있는 7개의 혁신적인 소재 및 생산자를 소개한다. 업계는 이들이 친환경 패션의 방향성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1. 마일로

‘마일로’를 만든 이들은 “곰팡이를 활용한 솔루션”인 마일로를 버섯 가죽 혁명의 시발점이라고 말한다. 이 제품은 2009년 문을 열고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소재 솔루션 기업 볼트스레드의 과학자들과 엔지니어들이 만들었다. 이 지속 가능한 가죽은 균사체로 만든다. 균사체는 땅속에서 필라멘트 형태로 자라는 곰팡이의 뿌리 같은 시스템이다. 이 회사는 100% 재생 에너지로 구동되는 최첨단 수직 재배 시설에서 곰팡이 세포에 폐톱밥을 먹여 대형 균사체를 만든다.

만들어진 가죽은 동물 가죽에 적용되는 것과 동일한 가공 공정을 거친다. 마일로는 기존 가죽과 비교해봐도, 모양과 촉감이 거의 비슷하다. 이 회사의 브랜드 파트너로는 균사체로 만든 세계 최초의 명품 핸드백 ‘프레이미마일로’ 백을 선보인 스텔라 매카트니와 ‘스탠 스미스 마일로’ 운동화를 만든 아디다스, 요가 매트에 마일로를 사용한 룰루레몬, 구찌와 YSL, 발렌시아가의 모기업 케링, “동물 가죽을 완전히 퇴출”하기로 약속한 덴마크 브랜드 가니 등이 있다. 이 기업은 또 누에로 만드는 실크를 대체하는 비건 제품 ‘마이크로실크’도 만들고 있다.

마일로는 “곰팡이를 활용한 솔루션”으로 버섯 가죽 혁명에 도화선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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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리쉬

‘리쉬’는 캘리포니아의 마이코웍스가 개발한 특허 기술(파인 마이셀리움)로 만든 프리미엄 바이오 소재다. 포브스는 조각가 필 로스와 무용가 겸 시인 소피아 왕 등 예술가들이 설립한 이 회사에 대해, 2013년 “아주 작은 아이디어에서 출발해 현재 수십억 달러 규모의 산업을 선도하는 회사로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로스는 수십 년 동안 실험실 스튜디오에서 영지버섯으로 작업을 해온 “균사체 조각가”다. 세계 최초의 리쉬 제품은 프랑스계 미국인 디자이너 닉 푸케가 만든 고급 모자 컬렉션이었다. 3년 후 마이코웍스는 새로운 균사체 가죽인 ‘실바니아’를 출시했고, 에르메스가 여행용 가방 제품군인 ‘빅토리아 보야지’에 이를 활용했다.

이 기업의 대표 제품인 리쉬는 강도를 높였고 내구성과 촉감은 기존 가죽만큼 유지하면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줄였다. 이 제품은 크롬을 사용하지 않는 가죽 가공법 및 염색 기법을 사용해, 유럽의 전통있는 가죽 가공 공장에서 모든 마감 작업을 끝낸다. 창업 멤버인 왕은 “(우리는) 아름답고 성능이 뛰어나며 욕망의 대상이 되는 것을 만들 때 엄격함”을 중시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패션 브랜드들은 “우리 제품이 연구소에서 나온 게 아니라 예술가들이 만들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고 했다.

3. 비트로랩스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비트로랩스는 “소의 생체조직 검사 한 번으로 수백만 개의 핸드백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세계 최초의 배양 가죽”을 만들기 위해 비트로랩스는 행복하고 건강한 소에서 세포를 채취한 다음, “피부 세포가 무한히 재생될 수 있는 자연 조건을 재현”해 낸다. 그리고 이 영양이 풍부한 환경에서 세포는 동물 가죽과 동일한 내구성과 고급스러운 특성을 가진 조직이 될 때까지 배양된다.

이 회사는 전통적인 방식의 가죽 생산이 온실가스와 가공 공정에서 나오는 오염 물질 등으로 환경에 많은 영향을 준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비트로랩스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및 케링에서 투자를 받아, 2022년 5월 기준 4600만 달러의 자금을 조달했다. 보그는 이 기업을 “게임 체인저(기존 시장에 엄청난 변화를 일으킬 정도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기업 또는 사람)”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평품 패션 업계는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진전된 성과를 만들고 있으며, 소비자들의 우선 순위도 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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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평품 패션 업계는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진전된 성과를 만들고 있으며, 소비자들의 우선 순위도 달라지고 있다

4. 오렌지 파이버

브랜드 오렌지 파이버는 버려지는 감귤류의 껍질에서 추출한 셀룰로오스를 재료로 실크와 비슷한 원단을 개발했다. 2014년 카타니아에 설립된 이 회사는 이탈리아에서 가장 큰 공과 대학(밀라노 폴리테크닉 대학교)과 협력해 특허 공정을 만들었다. 2017년 지구의 날에는 이탈리아 럭셔리 패션 브랜드 살바토레 페라가모에서 오렌지 파이버로만 만든 첫 번째 컬렉션을 출시했다. 이 의상은 영국 V&A 박물관이 개최한 ‘자연에서 온 패션, 2018’ 전시에도 등장했다.

H&M과 나폴리의 패션 브랜드 E마리넬라는 이 소재를 지속 가능한 고급 넥타이와 실크 스카프에 사용하고 있다. 오렌지 파이버의 공동 설립자인 엔리카 아레나에 따르면, 산업 규모 확대와 생산 비용 최적화가 가장 큰 과제이지만 2030년까지 모든 제품을 재활용 또는 기타 지속 가능한 소재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현재는 이들이 사용하는 소재의 80%가 재활용 또는 지속 가능한 소재라고 한다). 오렌지 파이버는 목재를 기반으로 특수 섬유를 만드는 기업 렌징과 함께 오렌지와 목재 펄프로 만든 최초의 텐셀 브랜드가 붙은 라이오셀(나무에서 추출한 천연 섬유)을 만들었다.

5. 킨트라

옥수수와 밀에서 추출한 설탕으로 만든 ‘킨트라’는 폴리에스테르를 대체하는 완전 생분해성 섬유다. 합성 섬유는 전 세계 섬유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합성 섬유에서 나오는 초미세 합성섬유는 야생동물에게 피해(수만 년 동안 지속된다)를 준다. 생분해성 섬유는 초미세 합성섬유가 해양에 오랫동안 잔존하며 일으키는 방대한 문제를 막아준다. 킨트라는 중간 유통단계를 없앤 소재 과학 브랜드 판가이아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6. 셔큘로오스

100% 버려진 옷과 재생 에너지를 사용하는 ‘셔큘로오스’는 2014년 파리 패션쇼에서 낡은 청바지로 만든 심플한 노란색 드레스로 데뷔했다. 이 드레스는 친환경 화학 재활용 공정을 통해 헌 옷을 새 직물로 만든 최초의 기업들 중 하나인 스톡홀름의 리뉴셀이 제작했다. 스웨덴 순스발에 있는 이 회사의 섬유 재활용 공장은 동종 업계 최초의 의류 재활용 시설로, 연간 6만 톤의 재활용 섬유를 생산할 수 있다. 리뉴셀은 옷을 파쇄하고 분해해 서큘로오스 펄프로 만드는 기술로 특허를 받았다. 서큘로오스 펄프는 생분해성 원단 품질의 비스코스 또는 라이오셀 섬유를 만드는 데 사용된다. 이 회사의 대변인은 “이 기술은 문제의 사슬을 끊기 위한 고리”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또 생산 과정에서 물과 폐기물, 미세 플라스틱 및 삼림 벌채를 줄이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 디자이너 스텔라 매카트니는 오랫동안 패션 업계 내 친환경 솔루션 사용의 선구자 역할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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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영국 디자이너 스텔라 매카트니는 오랫동안 패션 업계 내 친환경 솔루션 사용의 선구자 역할을 해왔다

런던에서 미래 직물 박람회를 운영하는 ‘서스테이너블 앵글’의 니나 마렌지에 따르면, “2030년쯤이면 이 회사가 연간 10억 개의 티셔츠를 재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2020년 7월, 리바이스는 유기농 면과 서큘로오스로 만든 ‘리바이스 502 테이퍼 진’을 출시했다. H&M과 타미 힐피거, 코스, 가니는 2024년 컬렉션에 서큘로오스를 사용할 예정이다. 지지 하디드, 킴 카다시안 등이 지지해온 스웨덴 디자이너 제이드 크로퍼는 2023년 SS시즌 컬렉션을 위해 서큘로오스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스텔라 매카트니 및 아디다스와 연계된 기업 뉴사이클 또한 재활용 섬유 분야에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7. 에어카본

웹사이트에 올라온 ‘에어카본’ 홍보 영상에는 “우리 소재가 우리를 치유할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라는 문구가 등장한다. 에어카본은 온실가스인 메탄을 원료로 사용해 만든 소재다. 개발사에 따르면, 이렇게 만들어진 플라스틱은 자연에서 생분해된다. 현재는 에어카본을 다시 메탄으로 분해하는 방법도 연구중이라고 한다. 이론적으로는 순환 공정을 통해 소재를 더 많이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수년 동안 생산 규모를 키우는 데 고심했던 뉴라이트 테크놀로지스는 고급 안경 및 액세서리 브랜드인 코발런트와 쉐이크쉑에서 플라스틱 식기를 금지하고 만든 브랜드 리스토어 등을 통해 에어카본을 세상에 선보였다. 에어카본에는 합성 플라스틱이나 접착제가 들어가지 않는다. 가정에서 퇴비화할 수도 있으며, 해양 친화적이라고도 한다. 나이키가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고, 비영리 단체 오셔닉 글로벌의 블루 스탠다드에서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인증을 받았다. 또 다른 탄소 감축 소재로 알려진 ‘란자테크’는 자라와 룰루레몬이 채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