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신원 도용해 북한 IT 기술자 취업 도운 미 여성 기소

사진 출처, Getty Images
- 기자, 맥스 맷자
- 기자, BBC News
미국 검찰이 지난 16일(현지시간) 북한 주민들이 미국 기업의 원격 근무 일자리를 얻어 임금을 북한으로 송금할 수 있도록 도와준 혐의로 자국 여성을 기소했다.
크리스티나 채프먼(49)이라는 이름의 이 여성과 함께 이 정교한 계획에 가담한 북한 국적자 3명도 함께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애리조나주 주민인 채프먼은 미국인들의 신분을 도용해 북한 IT 노동자들이 이러한 가짜 신분으로 미국 회사에 취업해 원격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채프먼은 총 9건의 사기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수사 당국은 이들이 이 “믿기 힘든” 계획을 통해 미국인 60명의 신분을 도용해 수익 약 700만달러(약 92억원)를 북한으로 송금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당 자금이 북한의 무기 프로그램으로 흘러갔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57페이지짜리 기소장에 따르면 이들은 “고도로 숙련된 IT 기술자”였다고 한다. 연루된 미국 기업만 약 300개에 이르는 해당 계획은 2020년 10월 처음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계획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던 이 기업들의 명단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당국에 따르면 ‘포춘 500’에 드는 기업, 주요 TV 방송국, 네트워크, 방산 기업, 실리콘밸리 “최고의” IT 기업, “상징적인” 미국의 자동차 제조업체 등이 포함돼 있다고 한다.
당국은 채프먼이 지난 2020년 3월 익명의 개인으로부터 자신들의 기업의 “미국인 얼굴”이 돼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후 채프먼은 자택에서 “노트북 공장”을 운영하며 미국 기업들이 발급한 노트북에 로그인했다고 한다. 실제로는 다른 곳에 있는 북한 국적 IT 기술자들이 마치 미국 내에서 회사에 원격 접속하는 것처럼 보이도록 도운 것이다.
기소장에 따르면 채프먼은 해당 IT 노동자들이 노트북에 원격으로 접속할 수 있도록 도왔을 뿐만 아니라 이들이 기업으로부터 임금을 받는 과정도 도왔다.
기소장은 “이렇게 돕는 대가로 채프먼은 이 IT 근로자들에게 매달 수수료를 청구해 금전적 이득을 취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채프먼은 미국 정부 기관 내 취직을 도우려다 실패한 혐의도 받고 있다.
한편 미 법무부의 니콜 아르젠티에리 형사국장은 “이번 기소에 대해 원격으로 근무하는 IT 기술자를 고용하는 미국 기업 및 정부 기업은 경고음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범죄 행위는 자금줄이 돼주고, 독점적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북한 정부가 득을 볼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한편 채프먼과 함께 ‘한지호(Jiho Han)’, ‘진천지(Chunji Jin)’, ‘쉬하오란(Haoran Xu)’이라는 이름의 북한 국적자 3명도 기소됐다. 이들은 현재 수배 중이다.
미 국무부에 따르면 모두 탄도미사일 등 북한의 무기 개발 및 생산을 감독하는 ‘북한 군수공업부’와 연관된 인물이라고 한다.
국무부는 북한의 돈세탁과 금융 사기 범죄 관련해 “혼란을 초래하는 정보”를 제보할 경우 최대 500만달러의 포상금을 지급한다고 발표했다.
한편 16일 애리조나에서 체포된 채프먼이 변호인을 고용했는지 여부는 불분명한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