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오요안나는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기상캐스터 고 오요안나 씨의 어머니 장연미 씨가 지난 9월 9일 딸의 직장이었던 MBC 사옥 앞에 섰다. 방송사 내 괴롭힘으로 세상을 등진 딸을 보낸 후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책임지는 사람 하나 없는' 기막힌 상황에 단식을 시작한 것이다.
장 씨는 아직도 딸이 방송을 위해 장만한 원피스와 구두를 버리지 못한다. '먹고 살기 위해 방송사를 오가며 고생했던 딸의 모습'을 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유족이 공개한 대화 녹취에는 고인이 생전 동료 선배들에게 들었던 폭언이 생생히 담겨있다. 고 오요안나 씨를 상대로 '괴롭힘을 전담한' 한 선배는 "네가 얼마나 잘 났냐?"며 고인을 몰아세웠고, 또 다른 방송사 내 지인은 "여기 사람들이 질이 안 좋다. 일진놀이하는 판 같다"며 조직 내의 부조리한 분위기를 언급하기도 했다.
특히 고인이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프로그램에 출연한 것을 계기로 괴롭힘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보인다. 고인은 "선배들이 '네가 유퀴즈 나가서 무슨 말 할 수 있냐'며 소리를 질렀다"고 당시의 고통을 토로했다.
장 씨는 딸의 비극적인 죽음이 기상캐스터들이 처한 불안정한 '프리랜서' 신분과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직원처럼 일하지만 신분은 보장되지 않는 환경이 과도한 경쟁과 시기, 괴롭힘을 낳았고, 그 사이에서 딸이 희생양이 되었다는 것이다.
한편 MBC는 고 오요안나 1주기인 15일, 프리랜서 형태로 채용해오던 기상캐스터 제도를 폐지하고 '기상기후 전문가' 제도를 도입해 정규직으로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유족 측은 MBC의 이날 발표가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이뤄진 것에 불과하다며 수용할 뜻이 없다고 밝혔다.
고 오요안나 1주기를 맞아 어머니 장연미 씨의 심경과 바람의 목소리를 들었다.
기획·취재: 문준아
취재·영상: 최정민
촬영: 양준서, 최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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