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에 선거 운동 중단… 민주당 지도부로부터 사퇴 압박 받는 바이든

동영상 설명,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상태가 ‘좋다’고 말했다
    • 기자, 애나 파기 & 톰 베이트먼
    • 기자, BBC News
    • Reporting from, 워싱턴 & 라스베이거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선거 운동을 중단한 가운데, 오는 11월 재선 도전에 대해 또 한 번 도전받고 있다.

의회의 민주당 지도부인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와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가 사적으로 바이든 대통령(81)을 만나 재선 도전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CNN은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도 바이든 대통령에게 도널드 트럼프 후보에 맞서 대선 패배를 우려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트럼프 후보를 상대로 TV 토론회에서 참담한 모습을 보이면서 이미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도전은 민주당 내부로부터 점점 더 커지는 압박에 직면한 상태였다.

한편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17일(현지시간) 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으나, 증상은 경미하다고 밝혔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조 바이든 대통령은 백신 추가 접종까지 마친 상태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미 2차례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은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델라웨어주 사저에서 자가 격리하며 “모든 업무를 온전히” 다 수행할 계획이라는 설명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선거 운동을 위해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를 찾아 라틴계 권리 단체 ‘우니도스US’의 행사장에서 연설할 예정이었다. 이에 오전까지 지지자들을 만났으나, 밤늦게 연설 일정을 취소해야만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라이벌인 트럼프 후보의 암살 시도 사건으로 선거 활동을 잠시 중단했으나, 다시 전력을 다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이렇게 갑작스럽게 쇠약한 모습으로 끝이 났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이후 여론 조사에서 지지율 하락세를 보이는 라틴계 유권자들의 마음을 돌리고자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17일 오후, 바이든 대통령은 천천히 조심스럽게 전용기 계단을 오르는 모습이 포착됐다. 마스크는 착용하지 않은 상태였다. ‘에어 포스 원’에 탑승하는 바이든 대통령은 ‘좋다. 상태가 좋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시민들과 사진 찍는 모습

사진 출처, Reuters

사진 설명, 바이든 대통령이 라스베이거스 소재 한 멕시코 식당에서 손님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최근 몇 주간 바이든 대통령은 점점 더 거세지는 후보 사퇴 요구에 직면했다.

여러 언론 보도에 따르면 슈머 원내대표와 제프리스 원내대표는 지난주 바이든 대통령을 따로 만나 11월 선거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로 나서면 민주당이 상, 하원 모두를 잃게 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고 한다.

이러한 보도에 앤드루 베이츠 백악관 부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은 두 원내대표를 향해 자신이야말로 민주당이 지명한 대선 후보이며, 선거에서 승리할 계획이고, 100일간의 의제를 통과시킬 때 두 대표와 함께 일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제프리스 원내대표의 대변인은 “이는 사적인 대화로, 비공개로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슈머 원내대표 측은 이러한 보도가 “쓸데없는 추측”에 불과하다면서도 “바이든 대통령에게 직접 코커스(당원대회)에 대한 견해를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CNN 보도에 따르면 펠로시 전 의장 또한 최근 대통령에게 여론 조사상 바이든 대통령이 11월 선거에서 민주당의 하원 장악 가능성을 저해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고 한다.

CNN은 소식통 4명을 인용해 이에 대통령은 반발했으며, 펠로시 전 의장은 바이든 대통령의 오랜 고문에게 주요 데이터에 대한 의견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다만 해당 대화가 정확히 언제 이뤄졌는지는 확실치 않다. 펠로시 전 의장 측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12일 이후 대통령과 연락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몇 주간 약 20명에 달하는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후보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캘리포니아주의 애덤 쉬프 하원의원은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이젠 배턴을 넘겨달라”고 표현했다.

쉬프 의원은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가장 중요한 대통령 중 하나”로, 다른 민주당 후보가 앞으로 나설 수 있도록 허락한다면 “그의 리더십 유산은 후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미 ‘BET’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국가가 너무 “분열된” 상태이기 넘겨줄 수 없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처음으로 만약 의사가 자신에게 “의학적 상황이 발생했다”고 말한다면 출마를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17일) 오전 라스베이거스행에 동행한 기자들에 따르면 코로나 확진 판정으로 인해 대통령이 선거 유세 중이던 멕시코 식당에서 공항으로 급히 이동했다고 전했다.

해당 식당의 벽엔 각종 멕시코 예술품과 기타가 알록달록하게 걸려 있었으며, 천장엔 선거 배너가 드리워져 있었다. ‘바이든-해리스’ 포스터도 눈에 띄었다.

천장에 달린 선풍기가 느리게 돌아가고, 스피커에선 라틴 팝이 조용히 흘러나오는 해당 식당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경호원들을 대동한 채 주방 문을 통해 식사 공간으로 들어갔다.

바이든 대통령은 (사전에 준비됐을 게 분명한) 손님들과 악수하고, 정답게 인사도 하고, 셀카를 찍기도 했다.

전날 전국 시민권 단체 연설에서 보여준 활기찬 모습에 비하면 바이든 대통령은 조금은 굳고 느려진 모습이었다.

이날 오후 주치의인 케빈 오코너는 바이든 대통령이 콧물, 기침 등 상부 호흡기 증상을 보였으며, 코로나 치료제인 팍스로비드를 투여받았다고 설명했다.

오코너 박사는 대통령이 행사장에서 상태가 양호했으나, 이후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X(구 ‘트위터’)를 통해 “쾌유를 빌어준” 모든 사람에게 감사하다며, 회복하는 동안 “미국 국민들을 위해 임무를 완수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지쳤다”는 트윗을 남겼는데, 뒤이어 “… 일론 머스크와 그의 부자 친구들이 이번 선거를 매수하려는 데 지쳤다. 이에 동의한다면 여기에 참여해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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