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비비: 기독교 여성 신성모독죄 무죄 판결에 둘로 갈라진 파키스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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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에서 이슬람 신성 모독죄로 무죄판결을 받은 기독교도 여성의 남편이 영국, 미국, 캐나다 등에 망명을 요청했다.
비비의 남편 아시크 마시는 파키스탄에서의 삶이 큰 위험에 처했다고 말했다.
해당 여성인 아시아 비비는 이웃들과 말다툼 과정에서 예언자 무함마드를 모욕한 죄로 기소됐다. 그 뒤 8년간 독방 수감생활을 하며 사형 선고를 받았었다.
그러나 파키스탄 대법원은 지난 10월 31일 기존 하급심 판결을 뒤집고 비비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기존 판결 근거가 빈약하다는 게 이유였다.
하지만 이번 무죄 판결은 파키스탄 내 격렬한 시위를 촉발했다. 결국 파키스탄 정부는 신성 모독죄에 대한 재검토가 이뤄질 때까지 비비의 출국을 금지하라는 요구에 동의했다.
비비의 변호사 사이프 무룩은 안전에 대한 우려로 파키스탄을 탈출했다.
영국, 미국 등에 망명 요청
앞서 독일 방송사 DW와의 인터뷰에서 비비의 남편 마시는 두려움에 사로잡혔다고 밝혔다.
파키스탄 당국이 시위를 진압하고자 강경파인 TLP와 협상을 하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이 협상의 일환으로, 당국은 비비의 출국을 금지하는 절차를 시작한다.
또, 대법원의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는 시위대를 법적으로 제지하지도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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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의 남편 마시는 영국 수상에게 도움을 요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마시는 "현재 상황이 우리에게 매우 위험하다"며 "안전하지 않아서 여기저기 숨어 지내고 있으며 계속 장소를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 아내 아시아 비비는 엄청난 고통을 겪었다. 감옥에서 10년을 보냈다. 우리 딸들은 엄마가 석방되길 간절히 바랐다. 그러나 지금 다시 진행되는 재검토 청원으로 아내의 고통은 길어지게 됐다"고 토로했다.
영국 하원 외교위원회 톰 투겐다트 위원장은 영국 내무부에 "이 상황에 대한 긴급 평가" 요청을 했다고 가디언지가 보도했다.
한편, 파키스탄 정보국 파와드 쵸드리 장관은 BBC에 아시아 비비를 보호하기 위해 보안이 강화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런 (시위) 상황이 벌어지고 있고, 우리가 이를 다루고 있으나, 아시아 비비의 생명이 위험하지 않다고 확신한다"고 전했다.
또, 정부와 시위대 간 협상은 폭력에 의지하지 않고 상황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일축했다.
사건의 발단은 이웃과의 말다툼

재판의 시작은 2009년 6월 아시아 비비가 이웃들과 벌인 논쟁에서 비롯됐다.
과일을 수확하다가 물 한 바가지를 두고 다툼이 시작됐다. 한 일행이 비비가 사용한 컵이 더러워 사용할 수 없다고 투덜댔다. 기독교인인 비비의 믿음이 컵을 더럽게 한다는 것이었다.
검찰에 따르면 이 일행들은 아시아 비비가 이슬람으로 개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비비가 선지자 무함마드를 모욕하는 말을 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비비는 그 후 집에서 사람들에게 폭행을 당했고, 그 과정에서 신성 모독을 저질렀다고 인정했다. 경찰 수사 후, 비비는 체포됐다.
10월 31일 판결에서 파키스탄 대법원은 기존 사형 판결이 신뢰할 수 없는 증거에 기반하고 있으며, 당시 사람들 앞에서 한 '자백'이 목숨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나왔다고 지적했다.
둘로 쪼개진 파키스탄
이 '역사적인' 판결은 파키스탄 내에서 격렬한 논쟁을 일으키고 있다.
이슬람교는 파키스탄의 국교이며, 법체계 기반을 이룬다.
엄격한 이슬람 신성모독죄가 작동하는 곳이다.
특히 강경파 정치인들은 신성 모독죄 관련해서 엄중한 처벌을 주장해왔는데, 이는 이들이 지지기반을 강화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그러나 비판론자들은 이 법이 개인 논쟁 이후 복수하는 데 사용되기도 했다며, 유죄 판결 역시 불충분한 증거를 바탕으로 한다고 꼬집었다.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 대부분은 이슬람교도지만 1990년대 이후로 많은 기독교인들이 유죄 판결을 받았다. 기독교 인구는 전체 인구의 1.6% 정도다.
기독교 공동체는 최근 몇 년 동안 공격의 표적이 되어 왔다.
1990년 이래로 파키스탄에서는 신성 모독죄로 사형당한 이들은 최소 65명에 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