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회담: 바이든, 중국과 '신냉전 없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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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테사 웡
    • 기자, BBC News, 인도네시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 직후 중국과의 "신냉전"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한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바이든 취임 후 처음으로 이뤄진 두 지도자 간 정상회담은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뤄졌다.

G20 정상회의를 하루 앞두고 발리 소재 고급 호텔에서 만난 두 정상은 3시간가량 대화에서 대만 문제 외에도 북한 문제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폭넓은 의제를 다룬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두 정상 모두 우크라이나 전쟁에서의 핵무기 사용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특히 국제 사회로부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설득해야 한다는 지속적인 압박을 받아온 시 주석은 "복잡한 문제엔 간단한 해결책은 없다"고 덧붙이면서도 중국은 평화를 원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은 정상회담이 끝나고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북한을 통제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시 주석에게 중국은 북한의 또 다른 핵실험을 만류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회담에서 대만 문제는 주요 의제로 떠올랐다. 중국이 자국 영토의 일부라 주장하는 대만은 미국을 동맹으로 여긴다. 이에 대만 문제는 미중 관계에서 언제나 민감한 이슈다.

특히 지난 8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하면서 양국 간 갈등이 더욱 깊어졌다. 중국이 대만섬 일대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벌이는 식으로 대응하면서 미중 충돌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4일 자 중국 관영 매체에 따르면 시 주석은 대만이 "중국의 핵심 이익 중의 핵심이자…여전히 미중 관계에서 넘어서는 안 될 첫 번째 레드라인"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몇 주간 미국 내부에선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이 고조될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나왔다.

14일 정상회담 직후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과 신냉전 시대로 접어들고 있는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신냉전 시대일 필요가 없다고 확실히 생각한다. 시 주석과 여러 번 만났고, 그때마다 우린 대체로 서로 솔직하고 명확한 태도였다"면서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려는 임박한 시도는 없다고 본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양안 문제가 평화적으로 해결되기를 원하며, 그렇기에 침공까지 이어져선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면서 그리고 시 주석이 내가 말하는 바를 이해했다고 확신하고, 나 또한 시 주석이 말하는 바를 이해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두 정상의 회담은 3시간 이상 이어졌다

사진 출처, AFP

사진 설명, 이날 두 정상의 회담은 3시간 이상 이어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여러 이슈를 다루기 위해 정부 주요 인사 간 대화 메커니즘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면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도 곧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미국의 대만 정책은 변함없다. 미국의 입장은 동일하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고 덧붙였다.

과거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시 미국은 대만을 방어할 것이라고 반복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이는 대만에 대한 미국의 오랜 "전략적 모호성" 정책에서 벗어나는 발언으로, 그때마다 백악관은 "미국의 대만 정책은 변하지 않았다"며 진화에 나섰다.

이에 시 주석은 미국 측이 대만 문제에 "일관된 말과 행동을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그동안 미국은 대만 문제에 있어 오랫동안 줄타기를 해왔다. 미국은 기본적으로 베이징 정부만을 유일한 중국 정부로 인정한다는 '하나의 중국' 정책을 지지한다. 이에 따라 대만과는 공식 외교 관계를 맺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미국은 대만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대만이 스스로 방어할 수 있는 수단을 지원해야 한다는 내용의 대만관계법을 제정해 대만에 무기를 판매해왔다.

충돌이 아닌 경쟁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위구르족과 홍콩, 티베트 문제 등 중국의 인권 문제에 대해서도 우려를 제기했다.

두 정상은 서로에게, 더 나아가 이번 정상회담을 관심 있게 지켜보는 전 세계를 향해 국제 사회의 안정은 미중 관계에 달려있음을 인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책임감 있게 행동할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고자 노력했다.

최근 들어 바이든 대통령과 미국 관료들은 미국은 중국과의 갈등을 원하지 않는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며 화해 분위기를 조성하고자 애쓰는 모습이다.

시 주석 또한 이날 모두발언에서 "세계가 갈림길에 섰다"는 점에서 "미·중 관계의 올바른 진로를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는 등 비슷한 생각인 것으로 보인다.

이후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시 주석은 "미중 관계는 한쪽은 살고 한쪽은 죽는 식의 제로섬 게임이 돼서는 안 된다… 이 넓은 지구는 중국과 미국의 발전 및 공동 번영 모두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곳"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이번 정상회담에 대해 정치학자이자 호주국립대학교에서 대만학을 가르치는 성원티 교수는 "실질적인 합의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두 정상 모두 나름 성과를 거뒀다는 게 성 교수의 설명. 우선 시 주석은 "마치 미국과 중국이 진정으로 평등한 관계인 것처럼 미국에 겁먹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대만 문제에 있어 "미국의 도전적인 태도에 대한 양해를 구했으며, 양국 모두 미중이 대화에 나서야 국제 사회가 안심할 수 있다는 것에 동의했다"고 분석했다.

한편 싱가포르국립대학의 정치학자 이안 총은 "(이번 정상회담은)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분위기였다고 생각한다. 양국 관계를 통제 불능의 상태로 몰아가진 말자는 점 등 공통의 관심사를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하지만 여전히 다소 조심스럽다. 미중 관계의 변동성을 고려하면 변수가 많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