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과 친해지고 싶은 트럼프…그 대가를 치르는 쪽은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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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제이크 권
- 기자, 서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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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의 정례 합동 군사 훈련이 21일 갑작스럽게 조기 종료될 예정이다.
한국군 1만8000명과 미국의 다른 11개 동맹국이 참여하는 정례 '을지 자유의 방패' 훈련은 예정된 일정의 절반만 진행하고 끝날 예정이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방부에 이 훈련을 "상당히 축소"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힌 지 며칠 만이다.
해당 훈련에 대해 북한에 대해 "부적절하고 적대적"인 행위이며, 미국의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다고 비판한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표에 동맹국들은 당혹스러운 모습이다.
한국의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번 결정을 상호 합의에 따른 것으로 포장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훈련 축소 의도를 사전에 알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이번 조치는 오랫동안 이 지역에서 미국의 안보 보장에 의존해 온 대만이나 일본 같은 국가에도 충격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이란에 대한 행동에 참여하기 거부한다며 한국 정부를 비판한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말 김정은 북한 지도자와 만나기를 기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국 정부는 외교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손을 내밀어주기를 고대해왔지만, 그 대가로 이란 문제와 관련한 현금 및 군사적 지원을 요구받는 상황은 원하지 않았을 것이다.
한미 동맹
한국 정부는 미국과의 연례 군사훈련을 동맹의 핵심이자,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한국을 방어한다는 미국의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으로 여긴다.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의 조비연 선임연구원에 따르면, 한국 정부 또한 북한을 평화 회담으로 이끌고자 훈련 규모를 축소하거나 중단하는데 전통적으로 긍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그러나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이고 갑작스러운 조기 종료 결정은 동맹국으로서 미국에 대한 한국의 신뢰를 흔들어 놓았다.
일각에서는 한발 더 나아가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국인 한국과의 사전 협의 없이 주한미군 2만7000명을 감축하거나, 심지어 북한 비핵화라는 오랜 정책마저 포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남북한은 6·25전쟁 이후 평화협정을 체결하지 않았기 때문에 엄밀히 따지면 여전히 전쟁 중인 상태다. 그간 통일은 북한 이데올로기의 핵심 요소였으나, 점점 현실성이 떨어지면서 2024년 결국 김정은은 이를 공식적으로 포기했다.
그러나 한국을 향한 북한의 위협은 계속되고 있다. 합동 군사 훈련을 며칠 앞두고 북한은 일본 방향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으며, 자신들에게는 위협당할 시 핵무기를 사용할 권리가 있다는 경고를 또 한 번 되풀이했다. 20일에도 추가 미사일 발사를 감행했다.
이번 사태에서 한국 정부의 본질적인 우려는 바로 트럼프 행정부가 더 이상 안보 문제와 무역 문제를 분리해서 다루지 않는다는 점이다. 트럼프는 한국이 자신의 이란 전쟁에 동참하기 거부한 것에 대해 불만을 표했을 뿐만 아니라, 교역국로서의 한국에 대해서도 불만을 드러내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이 주한미군 주둔 비용으로 분담하는 연간 10억달러(약 1조3800억원)가 부족하며, 약속한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이행도 소극적일 뿐만 아니라, 한국 내 미국 기업을 차별하고 있다고 불만을 제기해 왔다.
이처럼 무역 분쟁이 국가 안보 문제로까지 번지면서 일각에서는 한국이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싱크탱크 '세종연구소'의 부소장이자 한국의 독자적인 핵무기 개발을 주장해 온 정성장 박사는 한국이 미국과의 동맹을 유지해야 하지만 동시에 "독자적인 핵 억지력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 국민 대다수는 핵무장을 지지하지만, 정부는 핵무기 확보가 불필요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한국의 동맹 네트워크를 해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미국이 아시아에서 더 발을 뺀다면 이러한 인식도 바뀔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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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한국 정부는 훈련 조기 종료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의 파장을 수습하고자 최대한 노력하는 모습이다.
그동안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모색해 온 이재명 대통령은 X를 통해 "금번 한미연합연습과 야외기동훈련 축소를 통해서라도 한반도에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대화여건을 조성하려는 트럼프 대통령님의 의지와 노력에 공감하며 그 결단에 경의를 표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추켜세웠다.
나아가 이 대통령은 국방비 증액을 약속하며, 국가 안보는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트럼프의 견해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도 밝혔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부터 한국 정부는 그의 다소 변덕스러워 보이는 외교 방식을 위협이자 동시에 기회로 바라보았다.
당시 한국 정부는 치켜세우기 전략과 낙관론을 적절히 섞어 2018년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간의 사상 첫 회담을 성사시키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그러나 당시 회담 직후 트럼프는 갑작스럽게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2019년 2번째 회담에서는 김정은이 모든 핵 시설을 포기할 수는 없다며 거부하자 트럼프는 합의 없이 손을 털고 자리를 떴다. 그해 말 판문점에서 잠시 성사된, 그야말로 '카메라용 쇼'에 가까웠던 만남을 제외하면, 이후 북미 사이에는 어떠한 실질적인 협상도 이어지지 못했다.
입지가 강해진 김정은
이러한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분노를 가장 많이 감내해야 했던 것은 한국 정부였다. 북한은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청사를 폭파하고, 이어 남측과의 모든 통신을 단절했다.
또한 한국 영화나 TV 프로그램을 유포할 경우 사형을 선고할 수 있는 새로운 법을 도입했으며, 핵무기 사용 권한을 헌법에 아예 명시했다.
한편 트럼프는 김정은에 대해 "훌륭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지난 19일 기자들에게 "그는 나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정은의 유력한 여동생인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은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북미 지도자 간 소통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일"이라고 일축하며 "아마도 우리 최고지도부의 대외정책과 관련해 내가 알지 못하고 있는 유일한 사안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김여정은 핵무기가 역내 균형과 안정을 강화하기에 결코 핵을 포기할 수 없다는 북한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조선중앙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김여정은 연합 훈련 축소 소식에 대해서는 "그에 대하여 평할 가치도 없다고 보며 전혀 흥미를 느끼지 않는다"며 훈련 규모가 줄어든다고 해서 "도발적, 공격적 성격의 군사연습의 본질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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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말 김정은과 만날 것이라고 언급했지만, 추가 정상회담이 성사되리라 보는 전문가들은 많지 않다. 특히 김정은이 러시아와의 동맹을 통해 실익을 챙기고, 중국과의 관계 강화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들의 핵심 요구 조건인 '핵보유국 인정'을 트럼프가 공개적으로 수용할 의사가 없다면, 북한이 회담에 나설 동기가 부족한 상황이다.
한편 이번 한미 군사 훈련 규모 축소는 북한뿐만 아니라, 해당 훈련이 자국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인식을 공유하는 중국에도 상당한 양보일 수 있다. 또한 북한의 군사력이 강해진 듯한 이 시점에, 북한이 앞으로 더욱 목소리를 높여 더 많은 요구를 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트럼프는 북한이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거듭 주장해 왔지만, 북한은 전투 역량 강화를 한순간도 멈춘 적 없다. 북한은 지금까지 핵실험을 6차례 감행했으며, 미국 본토에 도달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로 핵무기를 발사할 능력도 있다.
최근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개입해 수십억달러 상당으로 추정되는 포탄과 미사일, 최소 1만3000명의 병력을 지원했다. 비록 수천 명이 죽거나 다쳤으나,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습득한 실전 경험으로 무장한 북한군은 이제 드론 운용에도 능숙하다.
조 연구원이 보기에 북한에 맞서 방어를 위해 한국이 단독으로 취할 수 있는 조치는 제한적이다. 따라서 한미 동맹은 한국에 "생사가 걸린 문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