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회담 25일 개최…트럼프, '방위비 청구서' 내미나

한국과 미국의 관세협상이 타결된 7월 31일 서울역 대합실에 설치된 TV에 관련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사진 출처, EPA/Shutterstock

사진 설명,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에 한미 간 무역 합의 타결 소식을 전하면서, 이재명 한국 대통령과 2주 이내에 정상회담을 갖겠다고 밝혔다
    • 기자, 리차드 김
    • 기자, BBC 코리아

한미정상회담 개최가 오는 25일로 확정되면서 이번 회담에서 어떤 논의들이 오갈지 관심이 집중된다.

한국 대통령실은 12일 브리핑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초청으로 8월 25일 한미 정상회담 개최를 위해 8월 24일부터 26일까지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이 대통령과 2주 이내에 정상회담을 갖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한미 무역 합의 타결 소식을 전하면서 "한국의 투자 금액은 향후 2주 이내 한국의 이재명 대통령이 양자회담을 위해 백악관을 방문할 때 발표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새로운 대통령의 선거 승리를 축하드린다"고 덧붙였다.

25일에 정상회담이 개최되면, 이 대통령은 취임 후 82일 만에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게 된다. 취임 이후 첫 번째 한미 정상회담이다.

당초 이 대통령은 지난 6월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을 추진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이란 간 중동 긴장을 이유로 조기 귀국하면서 무산된 바 있다.

이후 한국 측은 회담 성사를 위해 미국 측과 시기 및 방식 등을 조율해왔으나, 양측의 만남이 지연되면서 정치권에서는 한미 간 외교 교류가 원활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회담 주요 의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주한미군 재배치, 방위비 증액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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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주한미군 재배치, 방위비 증액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정상회담 의제와 관련해 "두 정상은 변화하는 국제 안보 및 경제에 대응해 한미동맹을 미래형 포괄적 전략 동맹으로 발전시키는 방안을 논의하게 된다"며 "굳건한 한미 연합 방어 태세를 강화하는 가운데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 방안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이어 "두 정상은 이번에 타결된 관세 협상을 바탕으로 반도체, 배터리, 조선업 등 경제 협력과 첨단 기술, 핵심 광물 등에서의 파트너십 강화도 논의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협상 스타일과 이번 관세 협상 결과에 비춰보면 한미 정상회담에서 다뤄질 의제들은 그리 녹록지 않다.

회담 결과에 따라 오히려 한국의 부담이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대미 투자 관련 사안 외에도 주한미군 재배치 문제, 방위비 분담금 증액, '동맹 현대화'를 위한 미국산 무기 구매 등 민감한 외교·안보 현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일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과 미중 충돌의 경우 주한미군을 투입할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진행 과정에서 중국 견제 노선에 대한 한국의 더 많은 역할을 요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2019년 6월 30일 비무장지대(DMZ)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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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선 북한 문제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방안도 주요 의제로 포함될 수 있다

나아가 북한 문제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방안도 주요 의제로 포함될 수 있다.

특히 최근 북한이 '통미봉남'(미국과 소통하되 한국과의 대화는 봉쇄) 전략을 드러낸 시점에 회담이 이뤄지는 만큼, 한미 양국이 이번 회담을 계기로 대북 정책의 공통된 기조를 마련하고 공동 입장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앞서 지난달 29일 한국 정부의 유화 정책을 일축한 북한은 "미국 대통령과의 개인적 관계는 나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누구와도 대화할 의지가 있다"고 밝히며 북미 정상회담 추진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이른바 '한국 패싱' 우려와 함께 한국과 미국의 전략적 공조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이 7월 3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국무부에서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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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한미 정상회담 개최에 여야 정치권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정치권은 한미 정상회담 이후 국제관계 구도가 어떻게 달라질지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재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1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한미 정상회담에서 국방비 증액, 방위비 분담금 요구를 비롯해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으로의 이행도 동시에 거론된다"면서 "준비 없는 한미정상회담은 국민의 세금과 안보를 위태롭게 할 뿐"이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방위비, 국방비, 주한미군뿐 아니라 관세까지 포괄한 안보·경제 현안을 아우르는 '통합 전략' 수립을 세워 국민부담 최소화와 대북 억제력 유지라는 마지노선을 지켜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선 한국 정부는 미국 측의 요구에 상응하는 '신의'를 확보해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2일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에 대해 "현재 주한미군 조직 구성상 감축할 병력은 거의 없다"며 "감축보다는 역량 강화와 순환 배치 필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지금 미국이 방위비나 국방비를 증강하라는 공식적인 요구는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